바이오 상장 바람 다시 부나

지수 급등하며 투자심리 회복
피플바이오 내년 상반기 IPO 이어
바이오인프라·아이큐어 등 준비

혈액 기반 진단 바이오 벤처기업 피플바이오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올해 정보기술(IT) 호황에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업이 상장 후 강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바이오 열풍이 다시 불며 내년에는 다시 바이오 기업의 상장 붐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피플바이오는 최근 키움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준비를 시작한다. 상장은 코스닥 기술특례로 진행된다.

피플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의 혈액 진단 등 조기진단 분야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혈액 내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 검출을 통한 알츠하이머 진단 제품이 있다. 특히 소량의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이 가능한 원천기술(MDS·Multimer Detection System)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 관련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진단 분야에서는 표준적인 방법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피플바이오의 MDS 기술이 바이오 업계에서 부각되고 있다.


피플바이오뿐 아니라 내년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도 최근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낸다. 체외진단 바이오벤처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도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IPO를 준비 중이다. 피부를 통해 약물을 체내에 전달하는 바이오 기업 아이큐어도 최근 키움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었다.

올해 3·4분기까지 신규 상장 기업은 IT 분야가 대세였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 덕분이다. 총 44개 신규 상장사 중 IT 관련 상장사는 22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바이오 분야 신규 상장사는 8개에 그쳤다. 이같이 바이오 분야 기업공개가 IT 분야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바이오 섹터 투자심리 악화 때문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해지 건 이후 제약·바이오 섹터 주가는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지난해 초 3,500포인트까지 갔던 KRX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상반기까지 2,000~2,500선에서 횡보했다. 올해 바이오 열풍을 주도하며 연중 주가 상승률만 최고 1,000%를 기록한 바이오벤처 신라젠도 지난해 말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 악화에 상장했다가 공모가가 희망 가격 맨 하단에 결정되는 등 시장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셀트리온·신라젠 등 바이오 기업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바이오 투자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이달 24일 기준 헬스케어지수는 3,730포인트로 지난해 고점을 이미 뛰어넘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평가로 상장한 바이오 벤처 앱클론도 상장 2개월 만에 공모가 대비 주가가 7배 이상 상승하는 등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 회복된 듯하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바이오 벤처 IPO가 한 걸음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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