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선착장과 득량도 마을회관의 위치. /자료=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가 국내 최초로 드론을 이용한 우편물 직접 배송에 성공했다.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 드론 배송 상용화를 위한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지만 국내에서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우정사업본부는 전라남도 고흥 선착장에서 8kg의 우편물을 싣고 출발한 드론이 4km 떨어진 득량도에 소포와 등기 등 실제 우편물을 배송했다고 28일 밝혔다.
드론은 고도 50m 상공으로 자동 이륙한 뒤 4km를 날아 득량도 마을회관에 착륙했다. 집배원이 우편물을 꺼내자 드론은 다시 이륙해 출발지로 돌아왔다. 이륙에서 귀환까지 모든 과정은 미리 입력된 좌표에 따라 완전 자동으로 이뤄졌다. 수동 원격조종도 필요 없었다.
드론이 고흥 선착장에서 득량도 마을회관까지 우편물을 나르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0분이었다. 지금까지 득량도 우편물 배송은 집배원이 아침에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나와 우편물을 배로 싣고 다시 섬으로 돌아가 배달하는 데 2시간 가량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 드론을 사용한 배송에 성공하면서 배달시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게 됐다.
우본은 앞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우편물 배송용 드론을 제작하고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도서 산간지역 2곳에서 모의 우편물 배송 테스트를 거쳤다. 이 드론은 왕복 20km 이내의 거리를 시속 30km로 날 수 있다. 한 번에 배송할 수 있는 우편물의 무게는 10kg까지다.
드론을 이용한 우편물 배송은 2022년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우본은 이를 위해 자체 드론 및 관제시스템 구축, 정비·운용요원 교육, 도서 산간지역에 대한 드론 실증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성주 본부장은 “이번 운영결과를 바탕으로 도서 산간지역에 우편물과 재난, 폭설 등으로 인한 재해지역에 긴급구호물품을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에게 보편적인 우편서비스에 대한 배송 품질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을 우정사업에 접목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