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차기 회장에 김태영(64)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깜짝 선임되면서 화제다. 전혀 의외의 인물이 발탁돼서다. 초반에 유력시돼온 홍재형(79) 전 부총리와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등 관료 출신 ‘올드보이’들이 탈락하면서 충격은 컸다. 일부에서는 관료 출신들의 욕심이 너무 과해 은행연합회 회장을 민간에 어부지리로 넘기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전 부총리와 김 전 총재가 서로 욕심을 부리다 여론의 반감을 샀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도 전직 관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막판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유력했던 전직 관료 대신에 민간 출신이 ‘역선택’ 된 것이다. 이번 은행연합회장 선출과정에서 또 다른 관심은 김 전 대표와 막판까지 경합했던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추천하고 지지의사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 행장과 신 전 사장은 ‘신한사태’ 이후 껄끄러운 관계가 남아 있어 다소 의외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신한금융이 지난 9월 신 전 사장에게 마지막 남은 스톡옵션 행사보류 조치를 해제하며 화해를 시도했지만 신 전 사장 측이 여전히 불편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일부에선 위 행장이 신 전 사장을 연합회장 후보로 추천한 데는 이 같은 앙금을 해소하기 위한 제스처를 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 전 사장이 회장이 되진 못했지만 이번 일로 신 전 사장과 위 행장이 서로에 대해 남아 있던 앙금을 푸는 계기가 될 지 호사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