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北 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 점검회의…국제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NHK가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긴급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윤면식 부총재의 주재하에 김민호·허진호 부총재보와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해 북한 미사일 발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3시 17분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해상 배타적 수역에 떨어졌다. 비행거리는 약 960여km, 고도는 약 4,500km로 확인됐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4,000km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미사일 비행거리가 고도의 2~3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거리는 역대 최장인 1만km 이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며 “세계 모든 곳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계속 만드는 연구·개발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한 이후 75일 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는 11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 가능성이 대두됐다.

두 달 여 잠잠하던 북한이 역대 최고 고도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함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될 것인지 주목된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도 미국 세제개편안 낙관론 효과로 일제히 사상 최고치 마감했다. 글로벌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 대비 하락했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도 1,083원에 최종 호가되며 하락 마감했다. 재부상한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한국 경제 낙관론이 더 힘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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