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오늘은 그만 합시다"...여야 예산안 담판 또 평행선

丁의장과 원내 지도부 회동...예산안 논의
공무원증원, 일자리 안정기금 접점 못찾아
3당 '2+2+2 회의'도 파행...얼굴 붉히기도
與, 국민의당 숙원사업 수용..."물꼬 트일수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지도부가 2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 협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광림(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의장,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앞둔 29일 여야는 막판 타결을 시도하며 다채널 협상에 나섰다. 국민의당이 예산안 처리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의 숙원사업을 수용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졌던 예산안 협상 과정에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쟁점 예산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여야 3당이 6대 쟁점 예산으로 추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자금, 공무원 증원, 아동수당, 기초연금, 건강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 등이 주요 의제였다. 여야는 기초연금과 아동수당과 같은 일부 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핵심쟁점인 일자리안정자금과 공무원 증원을 놓고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은 여야 둘 다 양보를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양보 못 한다”고 단언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또한 “최저임금과 공무원 문제가 목에 걸리는 ‘보틀넥(병목현상)’이 될 것”이라며 “(최저임금과 공무원 증원은) 우 원내대표 혼자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니까 ‘BH(청와대)와 (상의)해서 안을 내놓아라. 요지부동으로 해서는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3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 단위의 2+2+2 협상이 파행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사안을 놓고 3당이 이견을 보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이에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과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여당의 협상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과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협상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그만합시다’ 하고 나온 건데 사과는 무슨 사과냐”면서 “협상에 나올 때는 결정권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국회에서 정책연대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예산 국면에서 공동대응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양당은 특히 공무원 증원을 문제 삼으며 “미래 세대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기는 예산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쟁점 예산인 공무원 증원과 관련해 인력 효율화, 재배치 방안, 재정 추계, 그리고 조직진단 등이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 또한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교섭권이 상실되고 창구가 없었는데 이번 협의체를 통해 원내교섭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선행조건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자동부의될 경우 공조해서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민주당과도 공동정책협의를 갖고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노선이 무안공항을 경유해 전남 목포에 이르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양당은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여러 가지로 공을 들이고 협조를 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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