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를 공복이라고 한다. 국민을 섬기는 종이라는 얘기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왜 능력을 갖춘 필요한 사람이 보이지 않겠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 석상에서 지역 편중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니 ‘전문가를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답을 했다. 이는 ‘보은인사지만 능력 있는 전문가다’라는 답변보다 솔직하지 못하고 국민을 더 화나게 한 답이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경우는 드물다. 국민 중 과반 이상이 지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단 당선되면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모두 우리 국민이고 대통령이 껴안고 가야 한다. 자기 사람 중심으로 정치하면 국민의 과반 이상을 적으로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관정요’에 나온 당태종이 신하들에게 한 훈시가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라고 판단해 소개한다. “나는 지금 어질고 재능 있는 자를 부지런히 찾아 전심전력으로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오. 덕과 재능을 갖춘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선발해 임용할 것이요. (중략) 어질고 재능 있는 자를 선발해 임용할 수 있으면 설령 자기의 자제나 원수일지라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요.”
새 정부 들어 ‘낙하산 인사’라는 용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객관적으로 전문성이 뒷받침되고 능력이 있다면 내 사람이라고 차별하지 말고 당당하게 발탁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을 캠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발탁한다면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과거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고 국민들은 질문할 것이다.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결여된 사람들이 공기업의 사장이나 감사에 기용되면 해당 공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져 결국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통령 선거의 공신들을 인간적으로 보살펴줄 필요가 있다면 과거 정부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지원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겨울부터 광장에 모인 국민들이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가 가야 할 길은 지역과 이념을 초월하고 과거의 악습으로 인식되는 비전문가들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말끔히 끊어내는 것이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