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 E&M
Mnet 김기웅 본부장은 ‘2017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 이하 ‘2017 MAMA’)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이번 시상식을 통해 바라는 점에 대해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꾼다고 이야기 했다. 그의 바람처럼 ‘2017 MAMA’의 외양은 무척이나 화려했다. 그동안 홍콩에서만 개최됐던 MAMA는 그 반경을 넓혀 베트남, 일본, 홍콩으로 무대를 넓혔으며, 무려 3일에 걸쳐 시상식을 진행했다.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무대와 일본의 인기 걸그룹인 AKB48를 초대하면서 아시아의 인기 가수를 초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나 했다.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시상식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는 부정투표 문제와 상의 공정성 논란은 마지막까지 명쾌하게 해소되지 못했으며, 참가상에 불과한 상 나눠주기, 무대 위 카메라 구도와 테러에 가까운 조명 등 드러난 문제들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꾼다는 MAMA였지만, 올해처럼 계속 운영한다면 그래미는커녕 국내 다른 가요 시상식보다도 ‘아쉬운’ 시상식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 베트남-일본-홍콩…꼭 3개국에서 해야 했나요?
사진제공=CJ E&M
‘공존(共存)’을 키워드로 앞세운 ‘2017 MAMA’는 개최지를 베트남, 일본, 홍콩 3개 지역으로 확대해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Mnet은 “3개 지역 개최를 통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음악으로 공감을 이끌어내어 화합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답했다.음악시장의 규모와 가능성, 그리고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서 개최국을 3개로 선정했다는 Mnet이었지만, 개최 전에도 모든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굳이 3개 국으로 나눌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이 우세하다. 베트남과 일본, 홍콩으로 나뉘어서 개최된 시상식이었지만, 그 어디에도 해당국가의 문화적인 특색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으며, 오히려 국가가 분산되다보니 산만할 뿐 아니라, 누가 상을 받을 것인지 ‘보이는’ 반쪽짜리 시상식이 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17 MAMA in 베트남‘의 경우 생중계가 아닌 녹화중계다보니 ‘2017 MAMA’를 보기도 전에 결과를 알게 되면서 시상식이 전해줄 수 있는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으며, 주요 수상 또한 전무했다. 그래도 수상자 라인업부터 무대 연출까지 각종 문제들을 고스란히 보여준 ‘2017 MAMA in 일본’에 비하면 ‘2017 MAMA in 베트남’은 무난한 편이었다.
이번 ‘2017 MAMA’에서 가장 큰 문제를 드러낸 ‘2017 MAMA in 일본’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참가 라인업만 보더라도 수상자 라인업이 뻔하게 보였으며, 준비한 생중계 무대는 카메라 구도, 조명테러 등으로 갖가지 문제와 말썽들을 발생했다.
‘프로듀스101’이 배출한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의 최유정, 김도연(위키미키), 주결경, 임나영(프리스틴) 청하까지, 비록 완전체는 아니지만 다시 뭉친 이들이 일본의 ABK와 컬래버 무대를 준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까지만 해도 이들이 보여줄 시너지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2017 MAMA’에서 보여준 이들의 컬래버 무대는, 지나치게 ABK48에 치우친 일방적인 무대에 불과했다. 아이오아이 외에도 Mnet 서바이벌 출신들이 무대에 오르다보니 인원이 지나치게 많았으며, 심지어 한국의 걸그룹들은 AKB48의 백업댄서를 해주기 위해 무대에 올랐나 싶을 정도로 그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사진제공=CJ E&M
더 큰 문제는 카메라 구도가 엉망진창이었다는 점이다. ‘발카메라’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카메라는 무대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클로즈업이 나와야 하는 부분에서 무대의 전체를 비춰주는가 하면, 아티스트들을 잡지 못해 방황하는 화면의 움직임 또한 종종 포착됐다. 지나치게 풀샷을 많이 잡다보니 일각에서는 ‘정수리의 미학’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기도 했다. 카메라가 무대의 영상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시청자들은 ‘2017 MAMA in 일본’에서 보여주는 무대의 매력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조명테러’까지 벌어지면서 더욱 짙은 아쉬움을 낳았다.
심지어 ‘2017 MAMA in 일본’에서는 특정 소속사 몰아주기 논란까지 등장했다. 실제 이날 수상한 가수의 소속사가 대부분 플레디스임이 밝혀지면서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여자 신인상이 청하가 아닌 프리스틴에게 돌아가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커졌다. 그도 그럴 것이 ‘2017 MAMA’ 시상식이 진행되기 전 실시됐던 ‘2017 MAMA’ 투표에서 대중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던 주인공은 프리스틴이 아닌 청하였던 것이다. 이 같은 특정 소속사 특혜 의혹은, 플레디스에서 데뷔를 준비하는 걸그룹 프로미스9이 ‘2017 MAMA’에서 첫 무대를 펼치면서 더욱 커졌다. 아무리 이들이 Mnet에서 진행했던 ‘아이돌학교’ 출신의 걸그룹이라고 하지만, 데뷔도 하지 않은 이들이 오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컸다.
Mnet 새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의 티저가 공개된 부분에서는 ‘뜬금없음’의 정점을 찍었다. AKB48을 섭외한 것도 ‘프로듀스48’을 홍보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며, 순식간에 ‘2017MAMA in 일본’ 전체가 홍보를 위한 무대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마 ‘2017 MAMA in 홍콩’의 경우 다년의 개최 경험이 있는 만큼 앞선 베트남이나 일본보다는 나았다. 가장 많은 가수들이 참석했던 ‘2017 MAMA in 홍콩’은 컬래버 무대 또한 다양했으며, 카메라 구도 또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가장 시상식스러웠던 ‘2017 MAMA in 홍콩’의 무대가 끝난 후 더욱 더 “3개 국으로 나눌 필요 없이 홍콩에서만 해도 되지 않았느냐”는 대중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신인상-베스트넥스트상-골든루키상의 차이점이 뭔가요?
사진제공=CJ E&M
국내 시상식에서 가장 문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참가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복수상 혹은 이름만 달리한 상 나눠주기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참가상과 같은 상 나눠주기는 ‘2017 MAMA’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신인상과 베스트넥스트, 뉴아시안아티스트. 골든루키 등 이름만 달리했지, 다음 성장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상을 주는 신인상의 또 다른 이름과 다를 바 없었다. 특히 신인상과 베스트넥스트상, 골든루키의 경우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해 보였다.
상 나눠주기 의혹, 참가상 의혹과 더불어 올해 활동을 펼쳤던 가수들 중 절반이 넘게 참석하지 않은 것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Really Really’로 올 한해 활발하게 활동을 펼쳤던 위너의 경우 ‘2017 MAMA’에 참석하지 않아서 인지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그룹의 유력한 수상자였음에도 그들의 이름이 읽히는 일은 없었다. 올 한해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아이유와 윤종신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MAMA’의 현 주소를 짚어주는 부분이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올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많은 가수들이 참석하지 않음에 따라 ‘2017 MAMA’는 ‘절반의 시상식’이라는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오는 2018년이면 60회 맞이하는 미국의 ‘그래미 어워드’는, 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에서 주최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영화의 아카데미상에 비견되는 음악 시상식이다. 권위 있는 시상식인 만큼 ‘그래미 어워드’에서 무대를 펼치는 많은 가수들은 수상과 상관없이 참석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MAMA’에서처럼 상 나눠주기 논란도 극히 드물며, 특정 소속사에 대한 특혜의혹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꿨지만, 여전히 ‘MAMA’는 국내 시상식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으며, 외향 부풀리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MAMA가 ‘아시아 그래미’가 되기까지 남은 길은 여전히 멀고 또 멀기만 하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