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림굿 받던 여성 옷 벗기고 칼로 성추행한 무녀 집행유예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의 옷을 벗긴 뒤 칼을 휘두르는 내림굿을 한 무당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무속 행위라도 성적 도덕관념에 어긋나면 성추행으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윤희찬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기소된 무당 A(53·여)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3일 판결문에 따르면 20대 여성인 B 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자꾸 몸이 아프자 그 이유를 찾으려고 엄마와 함께 점집을 전전하던 중 A 씨를 알게 됐다.

B 씨는 아픈 몸을 치료할 생각으로 A 씨와 신어머니·신딸 관계를 맺고 내림굿을 받기로 했다.


성추행은 지난 2월 2일 부산의 한 굿당에서 내림굿을 하던 도중 발생했다.

A 씨가 ‘몸에 붙은 남자 귀신을 떼야 한다’며 B 씨를 엎드리게 한 다음 속옷을 벗기고 양손에 든 신장 칼(굿을 할 때 사용하는 칼)로 중요 부위 주변을 마구 휘둘렀다.

당시 굿당에는 남성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굿을 구경하고 있어서 B 씨는 심한 성적 수치심을 느껴야만 했다.

B 씨는 내림굿에 앞서 A 씨에게 남자친구와의 성적 사생활을 추궁당한 데다 사전에 내림굿 진행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이 같은 일을 당하자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윤 판사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A 씨의 행위로 B 씨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고 성적 자유도 침해당했다”며 “이는 성폭력 범죄 특례법이 정한 성추행에 해당하며 무속 행위라도 A 씨의 주관적인 동기나 목적과 관계없이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윤 판사는 “다만 A 씨가 동종 전과가 없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무속 행위 중 일어난 일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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