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기재부가 신청한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비 23억4,800만원 중 20%에 해당하는 4억7,000만원을 감액했다. 애초 예산국민참여단 운영비 14억3,300만원, 국민제안 예산사업 설문조사 4억원, 홍보·관리비 3억7,600만원 등으로 편성했지만 항목당 평균 5분의1씩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참여예산은 정부의 예산편성권 일부를 떼어 국민들이 직접 사업을 제안·선정하는 제도다. 서울시 등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이며 중앙정부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도입한다.
기재위는 “예산국민참여단 운영과 제도 홍보, 백서 제작 등 예산이 과다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깎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더 직접적인 원인은 내년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참여예산제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기재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이 제안한 사업 가운데 설문조사를 통해 시행사업을 선정한다는 기본 방향 외에 참여단을 어떻게 짜고 고를지와 같은 세부 계획이 없다”며 “적정 예산을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처음 시작하는 제도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등 최대한 정교하게 틀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500명 이하의 국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전문성을 위해 관련 전문가를 참여단 혹은 외부 자문기구에 두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며 “2019년 예산 편성 작업을 시작하는 내년 3월 이전까지 방안을 확정하면 시행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계획보다 예산이 줄어든 만큼 제안 사업 평가·선정 시 오프라인 회의를 일부 온라인으로 바꾸고 사전에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계획을 조정할 방침이다.
다만 지난 8월 예산안 발표 당시 재정 운용 시스템을 혁신한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한 국민참여예산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