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통계청장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27년간 연구에 매진해온 황수경 청장은 스스로를 ‘통계 헤비 유저’라고 부를 만큼 통계청의 손꼽히는 고객이었다.통계청장에 임명된 후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입장이 180도 바뀐 황 청장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소비자들 입장에서 정말 유용한 통계를 만들어 제공하고 싶다”며 “이를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 같은 결심을 지켜가기 위해 황 청장이 취임 후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보도자료다. 통계청은 매주 두세 건씩 보도자료를 낸다. 그만큼 언론과 독자인 국민들과 자주 만난다는 얘기다. 황 청장은 “담당 과에서 만든 자료를 한 시간씩 데스킹(편집·검토)하고 있다”며 “얼마나 알아보기 쉽게 썼는지 꼼꼼히 살펴본다”고 말했다. 사소할 수 있지만 제공되는 자료의 형식적인 부분을 특히 눈여겨본다. 주석을 달 때 기존에는 일러두기 형태로 앞이나 뒤에 부연설명을 몰아넣던 것을 반드시 해당 페이지에 기재해 바로 볼 수 있도록 변경을 지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통계 리터러시(해석능력)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통계 이해도를 넓혀야 소중한 정보가 제대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황 청장은 “현재 교과과정에서는 통계가 수학에 들어가다 보니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안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나 통계는 집단 특성을 집약하는 사회과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통계청은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생활 속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실용통계 강좌를 넓혀나가고 있다. 당장 내년 교육부가 선정한 2018학년도 새로운 수학교과서 4종(총 10종)에 교육용 실용 통계 패키지 ‘통그라미’가 수록된다. 통계교육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통계 관련 직업·진로체험을 진행하거나 전국 학생통계 활용대회를 여는 것도 모두 통계 저변 확산을 위한 노력들이다.
통계청은 국가통계포털(KOSIS·코시스)도 손쉽게 개편했다. 코시스는 376개 통계작성기관의 1,061종 국가통계를 원스톱으로 서비스한다. 그는 “최근에 고용·인구 등 관심 있는 ‘통계 부문’을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추천 키워드나 인기 통계표도 메인 화면에 나타내 통계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대전=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