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망주인 유영(과천중)이 쟁쟁한 언니들과 또래들을 제치고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영은 3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2차 대회 겸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치며 197.56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기록은 아니지만 자신의 공인 최고점 177.70을 훌쩍 넘긴 점수다.
‘피겨 퀸’ 김연아 이후 국내 대회 여자 싱글 최고점이기도 하다. 지난 7월 김예림(도장중)이 얻은 점수 193.08점을 4점 이상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는 평창올림픽 대표선발전도 겸하는 대회였으나 나이가 어려 출전할 수 없는 유영이 평창행을 다투는 최다빈(수리고), 김하늘(평촌중) 등 언니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날 유영은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기뻐했다.
유영은 초등학교 때인 지난해 1월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언니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후 ‘제2의 김연아’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 선수권대회와 7월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에서는 임은수(한강중)와 김예림(도장중)에게 정상을 내줬다.
유영은 “최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연습 때처럼 하겠다는 생각으로 해서 자신감 있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대회는 저 자신을 찾은 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유영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속 ‘호스트 더 컬러스’(Hoist the Colours)에 맞춰 해적으로 분장한 채 깜찍한 연기를 펼쳤다.
트리플 플립에서 수행점수(GOE)가 살짝 깎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요소에서 GOE를 더 챙겼고, 두 차례의 스핀 연기도 모두 최고 레벨인 레벨4로 수행했다.
유영은 “점프에 약한 편이어서 스피드나 에지에서 보완하려고 했다”며 표정 연기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너무 좋아서 하는 것이 심판들에게 어필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영 외에도 김예림과 임은수가 나란히 2, 3위를 차지하며 주니어 ‘트로이카’의 위력을 보여줬다.
유영은 “우리 3명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실력을 쌓고 있다”며 서로의 존재가 자극된다고 말했다.
‘제2의 김연아’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연아 언니를 보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너무 영광”이라고 기쁨을 표시했다.
유영은 이날 자신의 연기에 10점 만점에 7∼8점을 주며 “무대에서 즐기면서 연기를 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비록 나이 탓에 평창 무대엔 설 수 없지만 유영은 “다음 올림픽 때까지 최대한 훈련해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