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지난 6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첫 민간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자로 참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경제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자본 시장 기반’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조성됐다는 평가다. SK그룹은 4일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가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 참여로 결성됐다고 밝혔다.
펀드에는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과 10억을 우선 투자했으며 연말까지 추가 투자자를 모집해 130억원 규모의 펀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펀드 운용은 IBK투자증권이 담당하기로 했다. IBK투자증권은 중기특화 증권사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발굴과 성장,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 전용 사모펀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존 펀드와는 다른 자본시장을 국내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수익을 얻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민간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사회적 기업이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펀드 조성에는 SK그룹의 역할이 컸다. 단순히 영리만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측정 기준과 시스템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SK는 지난해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를 도입해 유의미한 사회적 가치를 생산한 사회적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을 펀드에 적용했다. 투자 대상이 될 사회적기업 후보군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투자 대상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투자신탁 1호’는 계약 기간 동안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 △재무적으로 성장한 수준 △투자 수익률 등 종합적인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 투자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
이항수 SK그룹 홍보팀장은 “사회성과인센티브에 이어 이번에 조성한 펀드가 사회적기업을 위한 자본시장 형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SK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자본시장을 확장해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