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히로시 히타치제작소 빌딩시스템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
서울 여의도 63 빌딩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던 일본 히타치(日立)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19년 만에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히타치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엘리베이터 판매·서비스를 위한 한국법인인 ‘㈜히타치 엘리베이터 코리아’ 출범을 발표했다. 히타치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 인도에 이어 승강기 수요가 전 세계에서 3번째”라며 “한국에서 5~10% 정도의 점유율을 갖는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법인 회장은 히타치빌딩시스템에서 40년 이상 근무해온 카타야마 츠네아키(片山常明), 대표이사 사장은 송승봉 전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코리아’ 전무가 맡게 된다. 히타치의 사토 히로시(佐藤寬) 빌딩시스템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회견에서 “히타치 엘리베이터 코리아는 한국인 경영자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채용도 할 것”이라며 “이미 한국 디자인 업체와 협력을 통해 현지 고객 수요에 맞는 전용 디자인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토 CEO는 “판매·조달·설치 등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타치는 앞으로 현대차 사옥에 들어가는 고속엘리베이터 입찰에 참여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지난 1968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히타치는 여의도 63 빌딩(1984년)에도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등 활발한 사업을 펼치다 1999년 한국 시장을 떠났다. 이번 한국법인 설립은 글로벌 거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시장이 다시 성장하고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히타치 관계자는 “최근 승강기 안전관리법규 개정으로 한국에서 승강기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발 빠른 현지 적응으로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