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독점 삼성디스플레이…올 최대실적 낸다

매출 34조·영업익 5.6조 전망
애플 공급실적 반영되는 내년엔
영업익 7조4,000억 이를 듯

삼성디스플레이 OLED 제품 사진.


디스플레이의 미래가 ‘플렉시블’에 달렸다고 믿었던 삼성은 2007년부터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을 시작했다. 같은 해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10년 후 애플이 아이폰의 미래를 건 신제품 ‘아이폰X’에 OLED를 탑재했다. 미래를 예측한 삼성의 선제 투자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마저 끌어들인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은 올해와 내년 연달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4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조원,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154% 증가하는 셈이다. 올해 OLED 영업이익은 무려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체 영업이익(LCD + OLED)의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5년과 2016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영업이익이 각각 2조2,000억원선이었음을 감안하면 이제 OLED만으로 과거 2배 수준의 이익을 내게 됐다.

내년 실적도 사상 최대로 예측된다. 증권업계에선 내년 매출이 37조원, 영업이익은 7조4,000억원 가량으로 본다. 애플 공급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데다 OLED 패널을 채택하는 아이폰 모델도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아이폰X 출시가 지연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생산능력 확대도 이어진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A3 공장에서 6세대 기준 월 13만5,000장 규모의 OLED 패널을 생산 중이다. 2018년과 2019년에는 A4 등이 더해지며 생산능력이 각각 월 16만5,000장, 월 20만장 가량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업체의 시설 투자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을 전제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생산능력이 커져도 만드는 족족 팔린다는 얘기다.

삼성전자(005930), 애플, LG전자, 화웨이 등의 OLED 채택이 늘어나는 데 반해 적어도 2019년까지는 위협적인 경쟁사가 없는 것도 호재다. 중소형 OLED 생산을 본격화한 LG디스플레이(034220)의 생산 능력은 2019년에야 6세대 기준 월 6만5,000장 수준으로 예상된다.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투자가 가시화했지만 2019년께 전체 OLED 시장 점유율의 20%선에 머무를 전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의 점유율이 조금씩 높아지더라도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까지 절대적 우위와 높은 수익성을 누릴 것”이라며 “플렉시블 기술에서도 폴더블 등으로 기술 격차를 또 다시 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한 번의 혁신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OLED 공급과잉과 소비자 가격 저항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고가 부품인 OLED 적용 스마트폰은 최근 100만원선을 훌쩍 넘어섰고, 아이폰X의 경우 150만원에 육박한다. OLED 탑재 스마트폰이 혁신적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 등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한정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같은 방식의 대규모 시설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데 이게 독이 될 수 있다”며 “폴더블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성과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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