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한국의 맛 살린 HMR, 한식 세계화 첨병으로

CJ 비비고 왕교자, 누적판매 1억 봉지
베트남·러에 대륙별 생산 거점 확보
작년 美시장 1위...3년후 매출 1조 목표
종가집 김치는 일본 등 40개국에 수출
국물·찜·볶음요리로 선택의 폭도 넓혀

CJ제일제당 베트남 현지 판매직원이 호치민 소재 AEON Mart에서 ‘비비고 왕교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지난해 2조 300억 원에서 올해 3조 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커진 시장 못지않게 주목받는 것은 바로 가정간편식이 한식의 세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만두, 국, 찌개 등 주요 한식 메뉴들이 가정간편식으로 탈바꿈 되고 있는 가운에 이들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식 레스토랑 자리를 한식 가정간편식이 대체해 나가고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한식 가정간편식 인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전용 ‘비비고 왕교자’ 이미지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 HMR 냉동만두=한식을 재현한 각종 HMR 제품 중 해외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대표적 메뉴는 만두다.

CJ제일제당(097950)의 비비고 왕교자가 대표적 제품이다. 비비고 왕교자는 지난 2013년 8월 첫 선을 보인 이래 3년여 만인 지난 8월 누적매출 3,000억 원, 누적 판매 1억 봉지를 돌파했다. 또 올해 냉동만두 전체 시장에서 9월 현재 42.5%의 점유율로 입지도 굳건하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작년과 올해 베트남ㆍ러시아 현지 업체를 인수하며 대륙별 생산 거점도 확보했다. 특히 러시아 만두인 ‘펠메니’(Pelmeni)를 만드는 라비올리사를 인수해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ㆍCIS(독립국가연합)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과 미국ㆍ중국에 2,000억 원을 투자한 결과 지난해 ‘비비고 만두’가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및 해외 만두 시장에서 3,300억 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미래형 만두 제품 개발에 2,000억 원 이상 투자하고 해외 수출도 늘려 2020년까지 만두로 매출 1조 원 달성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더 나아가 ‘비비고’를 한식의 글로벌 시장 보급을 위한 통합 브랜드로 적극 내세우고 있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비비고’는 한국 식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해 ‘K-푸드’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철학 하에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선제적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 수출도 가정간편식이 이끈다 = 대표적 한식 메뉴로 꼽히는 김치의 세계화에도 HMR 형태로 선보인 포장김치가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포장김치 브랜드 ‘비비고 김치’는 포장김치 시장을 공략할 주요 무기다. 비비고 김치는 이를 위해 김치의 기본인 소금, 고춧가루 등 원재료 차별화에 집중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소금은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 천일염을, 고춧가루는 햇볕에 잘 말린 고추의 꼭지와 씨를 제거한 후 곱게 갈아 체에 또 한 번 거른 최상급 제품을 쓴다. 이를 통해 아삭한 식감과 선홍빛 색감을 드러낸다.

포장김치 업계 1위인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30년 발효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김치발효종균의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력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ㆍ대만ㆍ홍콩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주, 유럽 등 전 세계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대상에 따르면 일본 수출 물량 90%,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고 있다.

◇국물 요리에서도 진가 발휘하는 HMR = HMR은 한식에서 빠질 수 없는 국물 요리에서도 높은 퀄리티로 한식을 재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6월 출시한 ‘비비고 가정간편식’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최근 누적 판매고 3,500만개, 매출 8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 제품인 ‘비비고 육개장’은 1,000만개를 팔아치웠다.

CJ제일제당 측은 ‘제대로 만든 가정식’을 구현한 결과라며 “한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집밥의 푸짐함과 가정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맛을 살리기 위해 까다로운 맛 검증 절차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찜, 볶음 요리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비비고 한식 일품요리’ 3종(돼지갈비찜ㆍ찜닭ㆍ닭볶음탕)까지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국내 최초의 HMR 제품으로 분류되는 ‘3분카레’로 유명한 오뚜기도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장수 제품 ‘옛날 사골곰탕’을 앞세워 국물요리 간편식 시장을 지키고 있다. 사골곰탕 시장 1위인 이 제품은 100% 사골로 우려내 사골곰탕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물론 감칠맛이 뛰어나다. 덕분에 다양한 국물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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