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 리콜 첫 200만대 넘어

국토부·환경부 집계
1년새 3배 이상 급증



올해 국내 자동차 리콜 대수가 200만대를 돌파했다. 리콜 통계가 집계된 지난 1992년 이후 200만대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4일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12월4일 기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의 자동차 리콜 대수는 204만4,82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67만9,181대) 대비 3배 이상 급증했고 최근 3년(2014~2016년) 평균치(95만9,274대)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많다.


브랜드 별로는 현대자동차가 단연 앞선다. 올해 12월까지 총 91만3,466대를 리콜했다. 차가 많이 팔리면 리콜도 자연스레 늘어난다고 하지만 올해는 유독 품질 관련 문제로 리콜이 많았다. 세타2 엔진 결함에 따른 17만대 리콜을 비롯해 사상 최초로 강제리콜 명령을 받은 24만대 등이 대표적이다. 싼타페와 맥스크루즈는 후드 불량으로 올해 39만4,438대를 리콜하기도 했다. 기아차(34만5,645대) 물량까지 포함하면 현대기아차는 역대 처음으로 국내에서 연 100만대 이상을 리콜하게 됐다.

수입 브랜드 중에서는 디젤 게이트로 1년여간 판매 중지 상태를 이어오다 올해 대다수 차량의 리콜을 승인받은 아우디폭스바겐(16만9,767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벤츠(3만6,331대), 도요타(3만1,333대), BMW(2만2,287대), 크라이슬러(2만756대), 푸조(1만7,890대) 순이었다. 벤츠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리콜 대수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벤츠는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리콜 건수(32건)로 가장 많았고 재규어랜드로버(20건)가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가 첨단화되는 만큼 오류도 많이 발생해 리콜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온라인 동호회를 만들고 결함 내용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도 한몫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과거와 달리 리콜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리콜 물량은 늘고 있지만 리콜 시정률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수입차들은 부실한 AS망으로 리콜 시정률이 낮은 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콜 시정률은 시간이 가면서 점차 개선된다”며 “2015년까지는 90%에 가까운 시정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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