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뽑은 2017년 세계 사상가 100인에 포함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올해 세상을 바꾼 사상가 중 한 명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선정했다. 이 매체는 해마다 획기적 사상으로 세상을 바꾼 사상가 100인을 선정해왔으나 올해에는 50인만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린폴리시는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 제대로 된(decent) 민주적 리더십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매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북핵 이슈 등을 언급하며 “5월에 취임한 문 대통령보다 이러한 난제들을 더 많이 다뤄본 지도자는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전임 정부를 망가뜨린 국정농단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 북핵 문제 등을 문 대통령이 맞닥뜨렸던 난제로 설명했다.
사드 문제에 대해 포린폴리시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유연성이 이미 결실을 맺었다”며 “원래 사드에 공개 반대했었으나, 인내심 있는 외교 노력을 통해 한국의 방어 수단(사드)을 희생하지 않고 중국과 갈등을 봉합했다”고 말했다.
포린폴리시는 “40%를 조금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달 여론조사에서 7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며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은 한국에서 통합의 상징이 됐다”고 밝혔다. ‘퇴근 후에 시민과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태도가 박 전 대통령의 폐쇄적인 태도와 차이를 보인다”고도 분석했다.
이 매체는 “문 대통령은 투명성을 높여 ‘열린 정부’를 추구하는 동시에 금융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의 권한을 축소했다”고 전했다. 대북·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는 “평화를 향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무력 사용을 시사하는 평양(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워싱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문 대통령 비판자들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불안해했기 때문에 “소심한 지도자(a lesser leader)였다면 대북 강경 어투로 그런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을 수 있지만 문 대통령은 대북 대화 입장을 견지했다”고 포린폴리시는 설명하고 “북한의 도발들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대화는 불가결하다는 그의 입장을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포린폴리시는 문 대통령이 평화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이유 중 하나로 성장 배경을 언급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한 해 합격자가 100명도 안 되는 시절 사법고시에 합격했음에도 막강한 사회적 권한을 버리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카운터파트’인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피란민 선친을 둔 문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상대하는 법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린폴리시가 문 대통령을 ‘올해의 사상가’로 선정했다는 소식에 주한 미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축하하기도 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