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의 설비투자 주도 산업을 대체할 산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3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2018년 설비투자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활황세로 반도체 업종 투자가 전체 설비투자를 주도해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19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80조9,000억원) 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투자액은 3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16.4%를 차지했다.
산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단가가 상승하면서 설비투자가 늘었다”며 “그러나 특정 업종 중심의 투자 확대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 설비투자 전체 증가액은 전년 대비 14조1,000억원으로 70.7%(10조원)를 반도체 업종이 차지했다. 반도체 업종이 아니었다면 올 설비투자 증가액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 활황으로 국내 반도체 업종의 투자가 급증해 전체적인 설비투자가 늘었지만 반도체 경기 둔화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이 투자를 줄이면 국내 설비투자 전반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최근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보고서를 내면서 반도체 고점 논란이 시작된 타이밍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한편 산은은 내년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195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0.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은 3,6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해 내놓은 것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