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과열 식자...돈 테마주로 몰린다

뉴프라이드 5거래일간 268%↑
안철수·품절주 테마까지 급등

증시를 이끌던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이 단기 침체를 겪으며 갈 곳 잃은 돈이 테마주에 몰리기 시작했다. 과거 큰 시세를 냈던 테마주들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전문가들은 이유 없는 시세는 급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5일 뉴프라이드(900100)는 전일 대비 29.93%(1,100원) 오른 4,775원에 장을 마쳤다. 뉴프라이드는 지난달 29일 첫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날만 다섯 번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5거래일간 268.73%나 주가가 뛰었다. 주가 상승의 명목적인 이유는 상업용 대마초 판매 소식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 대마 제품을 첫 출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프라이드의 이 같은 급등세가 테마주 장세에 불씨를 던졌다는 평가다. 뉴프라이드는 지난 2015년 같은 상업 대마초 판매 이슈에 주가가 최고 4,000%나 폭등한 바 있는 대표적인 테마주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표적 테마주인 뉴프라이드가 시세를 낸 후 우연히 줄기세포 이슈가 나오면서 관련주인 우리들휴브레인(118000)이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며 “우리들휴브레인은 지난 대선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대표 테마주였는데 3연속 상한가를 가자 이날 엉뚱한 과거 문재인 테마주들에도 돈이 몰리며 다시 높은 시세를 냈다”고 평가했다. 실제 다른 문재인 테마로 분류됐건 DSR제강(069730)·바른손 등도 전일 대비 상한 제한 가격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연쇄적인 테마주 위주 수급은 ‘안철수 테마’ ‘품절주 테마’ 등 현재 펀더멘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테마주 주가를 끌어 올렸다.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는 전일 대비 20.48% 올랐다. 품절주 테마인 코데즈컴바인·양지사·신라섬유 모두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한가 종목은 이례적으로 많은 11개를 기록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이끌던 주도 업종인 IT와 바이오 업종이 단기적으로 침체하고 있는 것도 오갈 데 없는 수급이 테마주에 몰리는 이유라는 평가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것이라며 삼성전자 실적도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주에만 8% 이상 하락하며 IT 섹터 전반에 수급을 악화시켰다. 이에 더해 중소형 IT 업종에서는 지난 4일 인터플렉스가 ‘아이폰 쇼크’로 급락해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인터플렉스는 공시를 통해 “일부 라인에서 일부 고객(애플)의 주문량 중 불량 문제가 제기돼 해당 라인을 중단했다”고 밝힌 날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젠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업종도 단기 하락하는 상황이다. 이날 신라젠은 전일 대비 16.82% 내린 9만원에 장을 마쳤다. KRX헬스케어지수도 이날에만 3.17%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바이오 업종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은 투기 성향이 시작됐다”며 “바이오 업종이 한풀 꺾인 후 시장이 이런저런 테마를 만들어서 투기 성향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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