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자로 선정된 경기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관장 이정호(왼쪽) 신부와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된 김효진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 /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이제는 본국으로 돌아간 이주노동자에 대한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는 국민훈장(동백장) 수훈자로 선정된 이정호 경기도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관장은 이주노동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이렇게 말했다. 이 관장은 성공회 신부로 사제 서품 직후인 지난 1990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한센인을 돕기 위해 들어왔다가 이곳에서 ‘이방인’을 처음 마주했다. 이 관장은 “처음에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예배를 보다 임금 체납과 노동 착취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돼 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며 “한국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본국으로 돌아간 이주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주노동자 중에서도 성공한 사람이 있고 실패한 사람이 있기 마련으로 이들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인권 보호와 신장에 공헌한 단체와 개인을 포상하고 인권 존중 문화 정착 및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취지에서 ‘2017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 14명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중 국민훈장 수훈자로 선정된 이 관장은 실제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7년 전부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인식 재고 교육을 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고등학생 40명과 함께 방글라데시에 가 한국을 찾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직접 체험할 계획이다.
이어 국민포장 수상자로는 김효진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가 선정됐다. 김 대표는 장애여성의 모성권을 보호하기 위한 모자보건법 개정에 앞장서는 등 장애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또 생후 100일 미만의 신생아를 둔 여성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도움을 주는 ‘여성장애인 가사도우미(홈헬퍼)’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등 장애여성의 인권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김 대표는 “아직도 많은 장애여성이 다중 차별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비준한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만 잘 지켜도 많은 부분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원장표창 개인 부문 수상자 중에서는 백인호 삼성전자 UX 디자이너가 주목받았다. 백 디자이너는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 개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또 장애인 봉사단을 만들어 실제로 장애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직접 보고 이를 제품 디자인에 반영했다. 히라마 마사코 일본 가나가와시티유니온 집행위원은 일본의 한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운동을 전개하며 의료와 생활 문제를 지원하는 사업을 수십 년간 이끌었다. 그 외에 △전성현 아이퍼스트아동병원 병원장 △권현희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다누리콜센터 광주지역센터 센터장 △김철민 진주교도소 교사 △김명래 강원 횡성경찰서 경감 △유지훈 경찰청 수사기획과 경감 △장영민 양일고등학교 특수교사가 선정됐다. 단체 부문 수상자로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양심과 인권-나무 △광명 시민인권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뽑혔다.
인권위는 오는 8일 오전10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리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에서 2017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식을 진행한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