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지주사로 전환 정몽규 회장 지배력 높아진다

내년 5월 HDC로 기업분할 후
아이콘트롤스와 합병 가능성도

국내 주택시장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 중인 현대산업개발이 기업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이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정몽규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내년 5월 기업 분할 이후 지주회사인 HDC와 계열사 아이콘트롤스와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재계에 대기업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요구해온 것도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결정의 배경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주회사인 ‘HDC(가칭)’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가칭)’로 조직을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안건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를 거쳐 5월1일부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분할이 완료된다.


HDC는 자회사 관리와 부동산임대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건축·인프라 부문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분할 비율은 약 42대58로 진행될 예정이며 기존 현대산업개발 주주들은 분할 후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분할 비율대로 지분을 갖게 된다.

아이파크몰·신라호텔과의 합작 법인인 HDC신라면세점·아이파크호텔·아이파크스포츠 등 여러 계열사가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현재 지배구조는 정몽규 회장→현대산업개발→현대EP·아이서비스·아이앤콘스 등 계열사를 거쳐 다시 아이콘트롤스→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기업 분할 후 HDC와 아이콘트롤스의 합병, 자사주 의결권 부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산업개발 지분 13.36%, 아이콘트롤스 지분 29.89%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설 지주회사의 30%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4월 200만주, 4~7월 150만주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해 자사주 비중을 7.03%로 늘렸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기업분할 후 주식교환을 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는 점에서 인적분할을 활용해 정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해석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결정 배경에 대해 “사업 전문성 제고와 경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사업 경쟁력을 높여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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