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코스닥 활성화, 시장신뢰와 함께 해야

채남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최근 코스닥시장은 실적 개선과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특히 개인뿐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도 대폭 증가했다. 정부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급격한 경제환경의 변화에서 혁신성장을 주도하기 위한 코스닥시장의 활성화 필요성을 역설해왔고 이러한 시각이 자연스럽게 시장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기서 우리는 시장 활성화라는 과제에 매몰돼 ‘시장의 건전성’이라는 균형점을 잃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처럼 맞은 활성화의 전기가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코스닥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실기업의 조기 퇴출과 불공정거래 근절 활동 등이 상당히 진전되었음에도 코스닥시장의 투자위험에 대해 일부 유보적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투자자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시장 활성화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본다면 활성화 논의에 걸맞은 건전성 제고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 지난 11월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불공정거래 행위 엄단 등의 엄정한 시장질서 확립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거래소도 허위·과장 공시 등 투자자의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하는 불건전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대응이 과잉규제를 유발해 시장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감각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규제 과잉 없이 시장의 건전성을 정착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자의 투자문화 개선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하는 불건전거래 행위의 상당수는 일부 투자자들의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욕심에 기생하는 측면이 강하다. 예를 들어 수차례에 걸친 거래소의 경고와 해당 상장사의 해명에도 묻지 마 주가 급등이 빈발하는 사례는 다수의 투자자가 불건전세력의 현혹에 응했기 때문이다. 다수의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주가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갖출수록 규제는 줄어들고 그만큼 시장 활력은 증대될 것이다. 균형감각을 갖춘 거래소의 시장관리와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문화 확산으로 코스닥시장이 믿을 수 있는 혁신 자본시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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