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생아 82.4세까지 살지만 17년간 아프다

■통계청 '2016년 생명표' 보니
작년 태어난 아이 유병기간
1년 전보다 1.3년 늘어 17.4년
남녀 평균수명은 82.4년 최고치

의학의 발달로 수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유병 기간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유병 기간도 1년 전보다 1.3년 늘어난 17.4년으로 건강수명이 64.9세로 0.3년 짧아졌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6년 생명표’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여자가 85.4년, 남자가 79.3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해 여자는 2.3년, 남자는 1.4년 길었다. 하지만 남녀 전체 유병 기간은 2.1년 증가해 건강기간은 0.3년 줄어들었다. 남녀 전체 평균이 2012년 81.3%, 2014년 79.7%, 2016년 78.8%로 건강기간의 비율도 계속 감소 추세다. 특히 여자의 경우에 4년 전과 비교해 기대수명은 1.2년 늘어났지만 유병 기간은 2.5년 늘어났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가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유병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남자는 14.6년, 여자는 20.2년이었다.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남녀 각각 79.3세, 85.4세라는 점에 비춰보면 각각 인생의 82.4%, 77.3%만을 건강하게 보낸다는 의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수명은 더 늘어났지만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사회조사 등을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이 병원에 가는 일수가 늘었고 초고령층의 요양병원 생활 기간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상위권이다. 2016년 출생한 남자의 기대수명은 평균보다 1.4년 높았고 여자는 2.3년 높았다. 문제는 수명이 늘어나는 반면에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제도 개선 등으로 병원 문턱이 낮아져 조기 치료를 통해 삶이 연장됐지만 그만큼 투병 기간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병 기간을 늘리거나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암을 포함해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 등 3대 사인 비율도 20년 전인 1996년 40.0%보다 1.9% 늘어난 41.9%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9%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암 정복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심장질환이 11.8%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뇌혈관 질환(8.8%), 폐렴(7.8%)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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