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보건·복지 예산의 경우 당초 146조2,000억원에서 144조7,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이 감액됐다. 정부는 지난 4일 여야 합의를 통해 건강보험 적립금에 대한 정부 지원을 2,200억원 감소에 합의했고 아울러 아동수당 등에 대해서도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기로 하면서 정부안보다 예산 규모는 줄어들었다.
여야가 합의한 SOC 예산은 다른 분야보다 정부 제출안에 비해 증가 폭이 컸다. 정부는 SOC 지출을 올해 예산보다 20% 줄이겠다고 했지만 결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지역 민원 예산이 증가하면서 14.2%밖에 줄이지 못했다. 정부 예산안에선 내년도 SOC 예산안이 17조7,000억원이었지만 여야 합의를 거치면서 1조3,000억원 늘어난 19조원으로 늘어났다. SOC 예산 실탄은 아동수당 등 줄어든 보건·복지 예산에서 충당됐다. SOC 예산이 통상 정부안보다 증액되는 게 관례지만 이번 예산은 증액 규모가 두드러진다. 과거와 비교해 평균 3~4배 이상 증액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SOC 예산 증액 요구가 컸다”고 주장했다.
화성-15형을 발사한 북한의 도발로 인해 국방 예산도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국방 예산은 줄어든 남북협력기금으로 충당됐다. 앞서 여야는 정부가 내년도 일반회계로 제출한 1,200억원 중 400억원을 감액하기로 여야가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감행하자 예산 삭감을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남북협력기금은 일반회계 민생협력 지원, 개성공단 기반 조성 등 총 10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지적하며 일반회계 전액 삭감을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액 삭감하게 되면 박근혜 정부 때보다도 예산이 적어진다”고 반대해왔지만 끝내 의견을 굽히며 박근혜 정부가 편성한 올해 예산안보다도 약 3억원이 줄어든 금액에 합의했다.
공공질서 등 안전예산도 정부가 제출한 18조9,000억원에서 19조1,000억원으로 2,000억원 늘어났다.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지질대 조사 등에 대한 지진 예산이 늘어났다. 아울러 JSA를 통해 탈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교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자 중증외상 센터 예산 등이 늘어난 결과다.
산업·에너지 예산의 경우 15조9,000억원에서 16조3,000억원으로 4,000억원 증가했고 농림 예산 역시 19조6,000억원에서1,000억원 등이 늘어났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