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새해 예산 확정…한국당 반발 끝에 가까스로 통과

4년 만에 처음으로 처리 시한 넘겨
본회의 파행 거듭·차수변경 끝에 처리
한국당, 예산안 반대 표시로 강력 반발
국민의당서 이언주·김중로 반대, 이태규 기권

백재현(아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5일 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 수정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총지출 428조8,626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이 6일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정부는 42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국회 심의 결과 1,375억원 순감됐다.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17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새해 예산안을 가결했다. 바른정당 의원 11명과 신상진·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이언주·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들이 반대를 눌렀다. 이태규 국민의당·김현아 한국당·이정현 무소속 의원 등 3명은 기권했다.

의사진행에 반발한 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표결 때 예산안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내년 예산은 법정시한(12월2일)을 사흘 넘겨 처리됐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에 따른 자동 상정제도 도입 이후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긴 건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예산이 지각 처리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도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 지키지 못했다”며 “그 누구보다 법 철저히 준수해야 할 국회가 모범이 되지 못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애초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로 예산안은 이날 오전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한국당의 반발이 이어지며 파행을 거듭했다. 정 의장은 오전 본회의 때 예산 부수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한국당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자 오후에 처리하기로 하고 한 차례 정회했다.

이날 밤 9시 속개할 계획이었으나 한국당 의원총회를 기다리다 한 시간 늦은 밤 10시께 본회의를 속개했다. 한국당은 본회의 보이콧을 당론으로 정해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예산 부수법안 처리 도중 본회의장에 들어와 정 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의사 진행을 막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정세균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빠져라”며 고성을 질렀다. 정 의장은 더는 본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30분간 정회했다.

이번 예산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일자리 안정자금 규모는 2조9,717억원으로 확정됐다. 국가직 공무원은 9,475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애초 정부 안 1만2,000명보다 2,500명가량 감원됐다.

아동수당은 지급 대상에서 소득상위 10%를 제외한 소득수준 90% 이하 0~5세 아동에 월 10만원씩 내년 9월부터 지급하기로 했다. 기초연금도 지방선거 이후인 내년 9월부터 지급된다.

분야별로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정부 안에서 1조5,000억원 감액된 144조7,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정부 안보다 1조3,000억원 증액된 19조원이 됐다.

그밖에 분야별 예산은 미세 조정만 이뤄졌다. 국방은 올해 예산보다 4,000억원 증액됐고 산업·중소·에너지는 3,000억원 늘었다. 교육(교부금 제외)과 문화·체육·관광 6조5,000억원, 환경 6조9,000억원, 농림·축산·식품 19조7,000억원, 외교·통일 4조7,000원 등이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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