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방정책, 일단 北 빼고 간다...북방위 본격시동

북방위 민간위원 20人 위촉 완료 및 현판식, 1차 회의 개최
그동안 북한 태도 따라 북방정책 명운 갈렸던 점 반면교사 삼아 일단 북한 빼고 러시아-중국 등과 협력 추진
동북아 슈퍼그리드, 2022년 일부 착공 목표
한국,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활용도 제고 방안 추진...2021년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 완료도 추진
내년 4월까지 북방경협 로드맵 마련키로

문재인 정부 ‘신북방정책’을 수행할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7일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북방위는 역대 정부의 북방경제협력이 북한과의 협력을 필수로 삼아 북한의 태도에 따라 큰 빛을 못 봤다고 판단하고, 이번에는 북한 없이 러시아, 몽골, 중국 등과의 협력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그 때 가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송영길 북방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첫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초대 민간위원 20명도 위촉돼 참석했다.

북방위는 배경브리핑에서 “북방협력을 북한 없이도 러시아 등 상대국과의 경협을 추진하고, 그러다보면 북한 참여 유인이 더 많이 생기고 이후 북한의 참여를 언제든 환영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방위는 내년 4월까지 북방경제협력 5개년 로드맵을 내놓기로 했다.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밝힌 ‘9개 다리(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를 구체화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북방위는 분야별 태스크포스(TF)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동북아 슈퍼그리드다. 극동 시베리아, 몽골 고비사막의 풍푸한 풍력, 천연가스를 한중일, 남북러가 공동사용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민간기업 수준의 논의를 정부간 협의로 격상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일부 구간 착공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북방위 관계자는 “한중일 전력망의 경우 정부간 공식 논의를 위해 관계국 정부와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며 “그 결과에 따라 성과가 의외로 빨리 도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 기업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이용 활성화도 추진한다. TSR에 대한 우리 기업의 이용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현재 큰 요금 등락폭, 복잡한 통관절차 등으로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정부와 애로사항을 협의할 계획이며 향후 한반도-유라시아 철도 연결 가능성 등을 감안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원국 가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OSJD는 회원국 전원이 동의해야 가입할 수 있는데 현재 북한의 반대 등으로 어려워, 가입요건에 대한 정관 개정과 지속적인 주변국 설득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북방위는 중장기적으로 한반도철도와 TSR을 연결해 부산에서 파리, 런던까지 이어지는 대륙 물류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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