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76㎡ 잠실주공5 17억8,000만원 불러…'강남재건축 불패' 이어져

[중층단지로 번지는 재건축 투자바람]
재건축 대상 중층 단지만 남아
"매물 씨 말라"…집값 고공행진
우성3차 등 4개월새 2억 껑충

“개포 주공5단지와 6·7단지에서 면적이 작은 매물은 ‘씨가 말랐다’는 말이 딱 맞을 겁니다. 올여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부터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최근 호가는 올라가고 있죠. 옆 단지(개포 주공4단지)보다 사업성이 적다는 말도 있지만 이제 재건축은 중층 단지들만 남았는데 이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들인 것 같습니다.”(개포동 W공인 관계자)

최근 서울 강남권의 중층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강남권에서 저층 재건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자 재건축 초기 단계인 중층 단지 위주로 투자수요가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권에서 이제 저층 재건축 아파트가 남은 곳은 개포동과 반포동 정도다. 이 중 개포동의 경우 4단지는 다음주 주민 이주를 끝내고 내년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둔 개포 1단지도 내년 초 주민 이주를 시작하는 등 정비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반포 저층 단지 역시 내년 재건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과정이 끝나면 강남 저층 재건축 시대는 사실상 저물게 된다.


대신 개포동의 경우 개포 5단지와 6·7단지(통합 재건축)의 중층 아파트와 개포 우성3차-현대1차(통합 재건축), 개포 경남 등 민영에서 최근 재건축사업에 닻을 올렸다. 이에 최근 이들 단지의 호가는 연일 강세를 보인다. 가령 우성3차의 전용 104㎡는 현재 14억원을 호가하는데 지난 7월의 12억원(실거래가)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상승세다. 14억~15억원을 호가하는 개포 경남 전용 91㎡도 7월 13억1,000만원에서 껑충 뛴 것이다. 서경 부동산펠로인 박춘석(개포우성공인 이사)씨는 “개포 저층 재건축과 도곡동 등에서 넘어온 수요들로 가격이 빠르게 오른다”면서 “재건축은 초기 단계지만 최근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지면서 중층으로 수요가 몰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일대도 중층 단지에 수요가 몰린다. 잠실 일대는 2000년대에 잠실 주공1~4단지와 시영아파트 등의 재건축이 마무리되고 최근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으로 바뀌었다. 이에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주공5단지, 잠실 우성1~3차, 신천동 장미1~2차 등의 중층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천동 장미1차의 전용 71㎡는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9억6,5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12억원대로 급등했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도 최근 17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8·2대책 이후 14억원까지 하락했던 8월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3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서경 부동산펠로인 김효미 토마토공인 대표는 “잠실 5단지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데도 여전히 매물은 부족하고 사려는 사람들은 많다”고 전했다. 내년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는 ‘올림픽선수촌’도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상승세다. 이 아파트 전용 83㎡형이 올해 초 10억원에서 이달 12억1,000만~12억5,000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중층 재건축이 저층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지고 이런 이유로 사업에 속도가 붙지 않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오른다는 확신 때문에 투자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중층 재건축은 시세차익의 목적이 뚜렷한 저층 단지보다 속도가 느리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강남 재건축은 굳건하다’는 생각이 많아 앞으로도 상승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완기·박경훈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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