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최근 한국산 철강 선재에 대한 예비 반덤핑관세를 4배로 높인 지 한 달 만에 또다시 스탠더드 강관에 약 40%의 예비 반덤핑관세 폭탄을 퍼부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통상 압박이 유독 집요해지는 가운데 반도체·세탁기·태양광 등 국내 제조업 전방위로 규제 대상이 확대되고 있어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한국산 스탠더드 강관에 대한 고율의 반덤핑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제철이 38.16%로 가장 높고 넥스틸과 세아제강이 23.17%로 뒤를 이었다. 스탠더드 강관은 배관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철강제품으로 지난해 대미 수출 규모는 약 2,400만달러다.
같은 제품에 대해 1%대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던 앞선 판정과 대조되는 결과다. 미 상무부는 넥스틸·세아제강 등이 수출하는 스탠더드 강관 물량에 대해 1.20%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왔다. 수출량이 거의 없던 현대제철에는 아예 반덤핑관세를 매기지 않았다.
잇따른 미국의 통상 규제에 철강 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미 상무부는 한국산 철강 선재에 매겼던 10%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4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국 철강 업계 이해관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까지 맞물려 있다 보니 한국산 철강제품의 씨를 말릴 듯 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