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스카운트에 韓 떠나는 中기업들

올 상장 컬러레이, 공모가 밑돌아
中상장 경쟁사는 고평가 대조적
공모시장 위축·투자자 손실 악순환

국내 상장한 중국기업들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고 있다. 한국이 중국보다 상장 규제가 약하다는 이유로 들어왔다가 기업가치를 중국보다 낮게 평가받자 비슷한 조건의 홍콩에서 재상장하겠다고 발길을 돌린 것이다. 이에 따라 공모시장 저변 확대가 막히고 투자자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유일한 중국기업인 컬러레이(900310)도 실적 성장과 중간배당 실시, 한국사무소 설립 등 주주친화 정책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서 고민에 빠졌다. 반면 컬러레이의 중국 내 경쟁사는 최근 중국에서 상장하면서 컬러레이보다 5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 기업은 주가수익배율(PER)이 40배로 책정됐지만 컬러레이는 중국기업이 업종과 관계없이 한자릿수 배수로 평가 받는 국내 시장 성향에 따라 약 8배의 배율로 투자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나마 컬러레이는 지난 8월10일 상장 시 시초가가 공모가(3,800원)보다 낮은 3,660원에 형성됐다. 상장 첫날 순익의 20%를 현금 배당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반짝 뛰기도 했지만 곧이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9월 말 현금배당, 대표의 자사주 매입, 한국사무소 설립, 11월 말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6% 오른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공모가보다도 떨어진 흐름이 그대로다. 업계에서는 컬러레이가 자진 상장폐지 후 홍콩 등에 재상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200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3년 자진 상장폐지한 중국식품포장은 골드만삭스의 투자를 받은 후 홍콩 증시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1,500원의 낮은 공모가로 출발한 중국식품포장은 한때 1만2,00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중국고섬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도매급으로 매도되며 급락했다. 중국식품포장은 한국인 사외이사를 영입하고 대표이사가 개인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였고 한국사무소를 세우기도 했다. 결국에는 공모가보다 높은 4,500원에 자진 상장폐지를 하면서도 먹튀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2011년부터 113억원을 중국식품포장에 투자했고 이후 주식 매수 자금을 투자한 뒤 홍콩 상장을 통해 자금 회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 웨이포트·코웰이홀딩스·3노드디지털도 외부 요인보다는 낮은 주가 흐름에 실망해 자진 상장폐지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기업이 저평가 받는 것은 상장 직후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한국거래소에 의해 상장폐지된 ‘고섬 사태’가 발단이 됐다. 이후 중국기업에 대한 상장 자체가 까다로워졌고 중국기업 상장을 맡았던 국내 인력 상당수는 증권사에서 퇴출당했다. 지금은 신한금융투자나 유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면 중국기업 상장 전문가를 키우는 증권사가 없고 중국기업만 분석하는 전문 애널리스트를 둔 증권사는 더더욱 드물다.

IB 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도 한국에 상장하지 않으려 하고 국내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가도 투자를 꺼리면서 수익성 높은 중국기업에 투자할 기회 자체가 줄고 있다”면서 “자진 상장폐지 과정에서 투자자의 장기 투자 길이 막히거나 일부는 장외주식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손실을 입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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