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집짓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장 대중적 주거공간인 아파트 가격이 최근 급등한 후 아파트는 더 이상 ‘가성비’ 좋은 거주공간이 아니다. 아파트 매매, 아니 전셋값에 견줘도 단독주택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이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됐다. 이관용 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서울 요지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는 것은 예사고 전셋값도 만만치 않다”며 “하지만 서울 강북에서는 10억원 이하로 충분히 연면적 30~40평짜리 집을 지을 수 있고 양평·용인 등으로 가면 4억~6억원 대에도 소형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했다.
경제적 이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변화다. 획일적 ‘기성품’인 아파트에 염증을 느끼고 ‘맞춤형 공간’에 살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4년 만에 내 집 짓기에 성공한 회사원 손창완씨는 “집을 직접 짓는 과정은 힘들고 번거롭지만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특히 예전과 달라진 점은 사람들이 소위 ‘집장사 집’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만의 드림하우스를 짓기 위해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건축가를 찾아 설계를 맡기고 시공 역시 전문업체를 찾는다. 또 인터넷동호회, 건축주 세미나 등을 통해 예전보다 정보 찾기가 훨씬 쉬워진 점도 단독주택 건축의 문턱을 낮춘 요인이다. 주택을 전문으로 설계하는 AAPA의 문상배 소장은 “한때 ‘집을 지으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레몬마켓’이었지만 이제는 상당히 달라졌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