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나야나(겁없는 우리 동호회원1이 주행 중에 무려 폰카로 찍었습니다)
이 사진은 회장님의 인생샷 아닐까 싶습니다
날씨가 좋아지니까 사진도 더 잘 찍히나봅니다. 멋진 순간들을 담았죠. 행복한 한때...(아련)
하노이 두카티 팀에서 찍어주신 사진! 고마워요~(저 정도면 좋은 길인데도 차선 따위 없음)
어딘가 구경도 했는데 사실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패키지 여행의 함정
중간중간 간식은 필수입니다. 특히 마피렝 정상에서 먹은 고구마, 옥수수는 넘 꿀맛이었어요. 자취인은 이런 거 좀처럼 못 먹거든요(눈물). 이것은 노점상에서 파는 매실주스. 설탕에 절인 매실이 동동!
이제 슬슬 투어가 끝나갑니다. 다시 하장으로 돌아가 1박을 한 후 하노이로 돌아갑니다. 이쯤 되자 여유가 생겨서 베트남 사람들은 어떻게 바이크를 타나 좀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하이힐이나 슬리퍼 신고 바이크 타기, 바이크 타고 달리면서 곁옷 껴입기, 바이크 두 대가 나란히 달리면서 서로 대화하기, 30kg은 될 법한 돼지(아직 살아있음ㅠㅠ) 싣고 달리기 등등 이런저런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장면은 요거였어요. 남매가 스쿠터를 타고 오더니 짐을 싣습니다. 여행사 대표님이 친절하게 도와주십니다. 그런데 올 때만 해도 남자아이가 운전을 해 왔는지 짐을 싣는 동안 훨씬 덩치가 작은 여자아이가 운전대를 잡습니다. 짐 올리는 동안 균형 맞추느라 그런 거겠죠?
그런데 그대로 출발…남자아이는 짐을 움켜잡고 바이크 끝에 걸친 채로 실려갑니다(?) 역시 바이크 천국.
하노이로 돌아가는 길에는 두 가지 난관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토요일 저녁 하노이 시내의 교통체증을 헤치고 숙소로 귀환하는 것. 이건 여행 계획에 포함돼 있어서 이미 마음 속으로 대비하고 있었죠. 두 번째는 하장에서 하노이 가는 길의 근교 도로였습니다. 잘 포장된 왕복 8차선 도로였고, 중앙분리대 비슷한 것도 있긴 있습니다. 가로등은 없었지만요. 그런데 중앙분리대가 곳곳에 뚫려 있어서 반대 차선 아무 데서나 바이크&차가 튀어나오더군요. 게다가 일부 구간에선 상행선 차들이 상행선으로 안 가고 제가 탄 하행선의 1차선을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사실 제대로 그려진 차선도 없었지만요. 너무나 낯선 경험이라 정말 앞 사람만 열심히 보고 따라갔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반대편 차선이 공사중이라 그런 거라는데, 공사중 표시고 임시 차선이고 뭐고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잠시나마 혼돈과 충격의 카오스를 겪었습니다.
뭔 도로가 이런 느낌...
그리고 로터리. 수많은 차와 바이크가 엉켜서 사방 팔방으로 진입하고 진출하는 로터리에서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잘못하면 영원히 빙빙 돌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죠?그렇게 바짝 긴장하며 열심히 달려 하노이 시내에 진입하게 됩니다. 하노이 진입에 앞서, 이제 두카티 하노이 팀원들과 이번 투어의 공식적인 종료를 선언(?)하고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아마 처음 본 한국인 라이더들을 어지간히도 신경쓰며 달렸겠죠. 한국 올 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고도 당부했는데 언젠가 또 만날 일이 있을까요? 며칠간 대화를 많이 나누진 못했지만 식사 때마다, 티타임 때마다 얼굴을 마주한 이들이라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이 와중에 우리 가이드 쿠엣(맨 앞)은 포즈왕
그리고 드디어 하노이 시내 진입. 시간은 바야흐로 가장 붐빌 토요일 저녁 6~7시. 저 많은 바이크를 헤치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할 겨를은 별로 없었습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려야 했거든요. 다시 보는 자료화면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두바이가 가득한 하노이 시내에서의 주행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호대기 때면 바이크가 개미떼처럼 사륜차들 앞으로 몰려들었지만 예상보다는 바이크 한대당 공간이 넓은 느낌이었습니다. 보기 힘든 두카티라 좀 멀찌감치들 서있었던 건지, 지나고 나서 보니 쾌적하게(?) 기억되는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일단 바이크 한 대가 앞타이어를 들이밀어 공간을 선점하고 나면 다른 바이크는 깨끗이 물러납니다. 너무나 깨끗하고도 아름다운 승부의 현장이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사륜차가 이륜차에 길을 양보해주는 모습을 5일 내내 목격하다 보니 참 좋은 나라란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출발점으로 복귀했습니다. 바이크로 하노이에서 하장, 동반까지 2박 3일간 약 1,000㎞에 불과한 일정이었지만 참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스스로가 너무 대견했습니다.
나...살아돌아온 거야? 정말?
첫날 묵었던 하노이 숙소에 다시 짐을 풀어놓고 나자 호랑이 기운이 솟아납니다. 마지막 저녁의 특식은 삼겹살! 하노이 한인타운에서 최근 가장 핫한 곳이라네요. 정말 신났습니다. 불과 2, 3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한식을 찾는 한국인들을 비웃곤 했는데 지금은 제가 바로 그 한국인입니다. 다시 첫날처럼 말끔해진 랩터라이더스 일행들
동남아 여행에선 마사지도 빼놓을 수 없죠. 그렇게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갔습니다.
해외 라이딩은 아무래도 라이더들의 로망이죠. 미국 LA~샌디에고에서의 라이딩 경험(두유바이크 15회 ‘미국 고속도로를 달려보아요’ 클릭)도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습니다. 베트남 투어까지 추가됐으니, 이제 포켓몬 수집하는 느낌으로다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두유바이크의 위엄이란 후훗.
두유바이크 컨셉 롤모델
베트남과 달리 한국은 이제 너무 춥습니다. 저는 지난 11월 초를 마지막으로 바이크를 봉인했는데요. 사실 11월 초라고 해도 엄청나게 추웠는데도 어찌저찌 노리던 할리 883을 시승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할리 883과 동상의 위험(?!)에 대해 끄적여 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다시 만나요!!/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