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드라마 <모래시계>를 원작으로 국내 최정상의 뮤지컬 배우들과 최고의 창작진이 참여하여 올 연말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뮤지컬 <모래시계>는 지난 5일(화)부터 7일(목)까지 프리뷰 공연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개막에 앞선 프리뷰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매회 커튼콜 무대가 시작됨과 동시에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환호와 기립 박수를 받았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SBS
특히, 드라마의 방대한 분량을 시대적인 배경에 대한 설명은 과감하게 축약하고, 태수, 혜린, 우석, 세 청년의 우정과 사랑에 초점을 맞춰 관객들로 하여금 잘못된 시대의 억압으로 인한 좌절, 이를 극복해 나가는 세 주인공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만든 영리한 각색이 돋보인다.
박건형, 강필석, 조정은, 최재웅, 김지현, 신성록, 한지상, 장은아 등 배우들의 열연도 한 몫 했다.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와 가창력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새로운 넘버들에 숨을 불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의 감정과 작품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강렬하게 전달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한데 모여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는 평이다.
오상준 작곡가의 마음을 울리는 넘버들에 대해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상징인 OST ‘백학’을 변주해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한 편, 각 캐릭터별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배치해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태수의 넘버는 기타가 중심이 되는 록, 여리지만 강단 있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혜린의 넘버는 스트링 악기 위주의 음악, 신념을 위해 우직하게 한 길을 걷는 검사 우석의 넘버는 힘있는 발라드로 구성했다.
격동의 시대를 간결하면서도 세련되게 담아낸 무대와 영상도 신선하다. 정승호 무대디자이너는 “뮤지컬 <모래시계>는 굴곡이 많았던 우리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를 무대 공간에 표현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거친 질감과 여러 형태의 굴곡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격변하던 시대의 역동성과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가지 무대 기계를 이용해 속도감이 느껴지며 극적인 무대 전환을 연출했다. 무대 세트와 더불어 조명과 영상이 한데 어우러지며 상징적이면서도 시적인 표현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신선호 안무감독과 서정주 무술감독이 협력하여 만든 군무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1막 5장에서 ‘재희’가 부르는 넘버 ‘그만큼의 거리’ 검도안무는 백미 중의 백미. ‘그만큼의 거리’는 ‘혜린’과 ‘태수’의 결혼이 결정되고, 이를 바라보는 ‘재희’의 심경을 표현한 넘버로 마치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한다. 서정주 무술감독은 “검도안무는 신선호 안무감독과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장면이다. 혜린을 떠나 보내면서 재희가 느끼는 거리감과 공허함 등 복잡한 감정을 액션과 안무로 표현하고자 했다. 아름다우면서도 박진감이 넘치는 장면을 만들고 싶었다. 다른 안무들도 정성을 들였지만, 이 장면은 정말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다.”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장면에서 ‘태수’와 ‘재희’가 펼치는 화려한 액션은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뮤지컬 <모래시계>의 연출을 맡은 조광화는 “잘못된 힘의 시대로 아픔을 겪은 사람들과 현재의 또 다른 어려움들로 고통 받는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의 장상용 대표는 “공연을 보고 나갈 때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격동적인 시대를 살아가면서 더욱 치열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세 청년 태수, 혜린, 우석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는 올 겨울, 애절하면서도 가슴 먹먹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혼란과 격변의 현대사 속에 안타깝게 얽혀버린 세 주인공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 내기 위한 그들의 선택, 시대와 세대를 뛰어 넘는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하는 뮤지컬 <모래시계>는 오는 12월 5일(화)부터 2018년 2월 11일(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