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동산 및 세무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집을 팔아 남긴 이익)에서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보유기간을 8단계로 나눠 10~30%의 특별공제율을 적용해 세 부담을 덜어준다. 여기에 부동산 양도소득에는 1년에 250만원까지 공제도 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과세표준에서 6~40%의 소득세율이 적용되고, 10%의 지방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해 최종 양도소득세를 산출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현재 10년 보유할 경우 30%의 최대 공제율이 적용되지만 달라진 세법은 2019년 1월 1일부터 15년 이상 보유해야 이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내년 4월 1일부터 이마저도 적용 대상에서 배제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바뀐 제도는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을 얼마나 늘릴까? 2·3주택자가 새 제도에서 세액이 얼마나 많아지는지 3가지 상황을 놓고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세무팀장의 자문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현재보다 최대 2배가량 세금이 높아졌다. 시뮬레이션 대상은 2주택자와 3주택자로 나눴고, 3주택자일 경우 집 1채를 파는 경우와 집 2채를 정리하는 경우로 구분했다. 매도하는 1주택의 양도차익은 모두 3억원으로 가정했다. 매도하는 주택의 보유 기간도 모두 5년으로 설정했다.
우선 서울 지역에서 아파트 2채를 가진 A씨가 5년 보유한 1채를 팔아 3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고 가정해보자. A씨는 현 제도에 따르면 양도차익 3억원에서 4,750만원(장기보유특별공제 4,500만원, 기본공제 250만원)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2억5,250만원)에서 양도세율 38%를 적용하면 7,655만원의 기본 세액이 나온다. 추가로 지방소득세 10%를 부과(765만5,000원)하면 A씨는 총 8,420만 5,000원의 양도소득세를 내게 된다. 하지만 A씨가 내년 4월 1일 이후 집 1채를 정리하게 되면 장기보유공제를 적용받지 못한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소득세율은 48%까지 높아진다. 이에 총 내야 할 세금은 1억3,574만원이 된다.
3주택자의 부담은 더 커진다. 서울 지역에서 3주택을 가지고 있는 B씨가 올해 1채만 판다고 가정할 경우 내야하는 양도세는 8,420만 5,000원으로 2주택자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해가 넘어가게 되면 B씨의 양도세는 1억6,846만5,000원으로 2배 가량 늘어난다.
또 B씨가 올해 2채를 판다고 가정하면 양도차익은 6억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9,000만원)와 기본공제(250만원)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또 40%의 소득세율과 10%의 지방소득세율이 적용돼 최종적으로 부과되는 양도세는 1억9,096만원이 된다. 하지만 내년 4월 이후 2주택을 정리하게 되면 세 부담은 3억283만~3억552만5,000원(각 주택 매도 시점 및 누진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팀의 세무사는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주택자가 처한 여러 상황에 따라 산출 세액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