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헬기 충돌 아파트 주민에 정신적 손해 배상"

법원, 40만~60만원씩 지급 판결

LG전자 소속 헬리콥터(등록기호 HL9294)의 사고 전 모습. /사진제공=최재문·국토교통부


지난 2013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와 충돌했던 헬리콥터의 소유주 LG전자가 주민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윤상도 부장판사)는 현대아이파크 주민들이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헬기가 직접 부딪친 102동 주민 92명에게 각각 60만원과 지연이자를, 인근 101동·103동 주민 94명에겐 각각 4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아이파크에 살지 않으면서 소송에 참여한 12명의 청구는 기각됐다.

LG전자 소속 8인승 헬리콥터는 2013년 11월16일 오전 38층짜리 현대아이파크 102동 24∼26층에 충돌한 뒤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 기장·부기장 2명이 모두 숨졌다.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 이 헬리콥터는 회사 임원 등 6명을 잠실 헬기장에서 전주 LG전자 사업장으로 수송하기 위해 김포국제공항에서 이동하다 짙은 안개 때문에 아파트를 피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LG전자는 짙은 안개로 지상을 식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직원의 편의를 우선 고려해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했다”며 “그로 인해 사고를 일으킨 만큼 사고와 피해 복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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