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체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40%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매장량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과 대규모 리튬 광산을 보유한 호주에 집중하는 이유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도요타는 10년 전부터 리튬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도요타그룹 내 종합상사인 도요타통상은 아르헨티나 북서부 개발허가를 얻었고 호주 광산회사 오로코브레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도요타가 오로코브레와 함께 개발에 나선 아르헨티나 올라로스 광구의 생산량은 연간 최대 1만7,500톤이며 향후 25년간 채굴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격은 2년 사이 배 이상 올랐다. 리튬을 1차적으로 가공해 만드는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1만5,500달러(약 1,696만원, 5일 기준)로 올해에만도 4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24%, 2015년 말에 비해서는 100% 상승한 상황이다. 공급 제한으로 앞으로도 리튬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광물 리서치 업체 로스킬은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4%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급등은 전기차 재료인 코발트도 마찬가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코발트 현물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2만8,000달러에서 이달 초 6만달러대로 2배 넘게 올랐다. 10월에는 톤당 6만2,000달러까지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켈 가격 역시 6월 톤당 8,715달러에서 이달 초 1만2,000달러대로 올랐다. 2015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앞으로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적다는 게 이유다. 실제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스위스 글렌코어가 배터리 소재 광물에 베팅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는 최근 보고서를 발표해 “글렌코어가 2016년까지 5년 동안 코발트와 동 생산량을 약 2배로 증가시켰고 니켈 생산량은 4배로 늘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