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공세에 활기 잃은 코스피

10거래일간 2조3,000억 팔아치워
상승 부담감 등에 차익실현 랠리
내달 실적시즌까지 찬바람 불 듯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10일 동안에만 2조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코스피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에 대한 부담감에 미국으로의 자금 이동, 환율 요인까지 더해져 이들의 차익 실현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소강상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시 찾아올 실적 시즌까지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2조2,7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가장 많은 종목은 LG전자(066570)(1,034억원), 엔씨소프트(959억원), POSCO(90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상승장에서 외국인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종목들이다.

외국인들의 빈자리는 기관투자가들이 채워주고 있다. 10일간 외국인들이 2조2,771억원을 파는 사이 기관투자가는 1조9,46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코스피에서 1,000억원대를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 활발히 사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윤서 연구원은 “기관투자가·개인투자자 중심의 증시는 코스피보다 코스닥과 내수주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다시 돌아오는 시기는 이르면 12~1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 늦으면 다음달 4·4분기 실적 시즌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긍정적인 경제성장률, 물가 전망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전후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내년 1월 중순이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잠정 실적이 발표되면서 실적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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