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공모주 결산]IT→바이오→엔터로 이어지던 열기…거품 논란에 막판 싸늘

올 7.8조로 6년만에 최대 규모
앱클론 428%·덴티움 84%나 ↑
티슈진·펄어비스 등도 흥행랠리
"시장 과열" 11월말부터 얼어붙어
진에어·메카로 등 공모가 밑돌아

코스닥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공모주시장이 겨울 한파에 무너지고 있다.

정보기술(IT)에 이어 바이오로 옮겨붙은 공모주 열기는 지난 11월 중순 이후 차갑게 식고 있다. 1,1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의 일부가 공모주시장으로 흡수되며 청약경쟁률은 예년보다 높아졌지만 수익률은 종목별로 철저하게 차별화됐다. 특히 이달 들어 공모에 나선 종목들은 공모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에 상장 후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경우도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기준 합병 목적으로 구성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은 60곳(유가 8, 코스닥 52)이다. 특히 에스트래픽(234300), 저비용항공사(LCC) 여객점유율 4개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진에어도 IPO시장에서 흥행을 기록한 후 상장됐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11월 말부터 급격하게 달라졌다. 공모 청약 성공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134대1의 경쟁률로 5조원의 자금을 빨아들인 진에어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고 1,128대1의 경쟁률로 2조4,00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거둬들인 에스트래픽은 상장 후 4거래일 동안 하락세다. 반도체장비 부품 업체로 각광을 받은 메카로도 상장 첫날 1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통상 상장 기업의 3분의2 정도가 공모가 대비 높은 가격을 보인다는 점에서 공모가 거품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공모가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준 한앤파트너스 자산운용 이사는 “투자자문사 사모투자집합펀드의 참여가 늘면서 기존의 참가자 대비 3배 정도가 공모주시장에 더 들어왔다”며 “넷마블게임즈 상장 후 1% 수수료 제도도 공모가를 높인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기관 참여가 확대되다 보니 수요가 늘고 증권사들도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높게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1월 이후 IPO시장이 과열되면서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지며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6개월,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쏟아지는 구주주들의 보호예수 물량도 걱정이다. 신라젠은 6일 900만주의 보호예수를 앞두고 5일 16.82%나 하락하기도 했다.

황세윤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상장 후 기업들에 대한 정보가 늘면서 투자자들이 공모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에는 ‘테슬라 상장 1호 기업’ 카페24를 포함해 애경산업,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알려진 엘앤피코스메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박성규·박호현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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