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사학 스캔들’ 이사장·측근 한자리에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위안부 강제연행 등 침략전쟁 및 식민지 가해책임에 대한 한국·중국의 비판에 불만을 표시했다.11일(현지시간) 지지통신에 따르면 하기우다 대행은 전날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지구당 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전후(戰後·2차대전 패전 이후) 72년이 됐는데도, 72년 전의 역사를 끄집어내 비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래서 국제사회 속에서 때로는 뭇매를 맞는다”며 “이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기우다 대행은 ‘72년 전의 역사’를 비판하는 주체나 구체적인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위안부 강제 동원 등 일본의 침략전쟁 당시 만행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한국과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지지통신은 지적했다.
하기우다 대행의 이런 발언은 아베 총리 등 현 정권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베 총리는 겉으로는 “한국이 일본과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일 한국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한일협력위원회 대표단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도 한국이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며 “곤란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발언을 한 지 일주일도 되기 전에 관방부장관을 역임한 측근이 가해 역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아베 총리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언을 무색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기우다 대행은 아베 총리가 친구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학원에 수의학부 허가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학스캔들’의 한 축이다. 그는 아베 총리, 그리고 사학스캔들의 주역인 가케(加計)학원의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이사장과 교외에서 함께 바비큐 파티를 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