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관련 정부 예산은 민간투자를 유인하는 특별융자와 광물자원공사에 빌려주는 일반융자 두 가지로 나뉜다. 자본잠식으로 구조조정 중인 공기업 지원액이 300억원에서 117억원으로 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특별융자마저 삭감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이 제도는 개발에 실패하면 융자금 일부를 감면해주는 대신 성공했을 때 원리금 외 특별부담금까지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본적으로 고위험·고수익 사업인 해외자원개발의 속성을 반영한 금융지원책인 셈이다. 정부는 이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융자비율을 총사업비의 80%에서 30%로 낮췄고 탐사실패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어렵사리 부활하고 운영 제도까지 고쳤는데도 예산을 삭감한 것은 단견이다.
공기업의 해외투자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 마당에 민간 유인책마저 줄인다면 이명박(MB) 정부 시절 값비싼 대가를 치른 자주 개발력을 사장하는 격이다. 자원의 해외의존도가 90%를 넘는 자원빈국에서 벗어나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에너지·자원 안보와 직결되는 자주 개발은 국가적 차원에서 뒷받침돼야 하지만 잔뜩 움츠러든 공기업만으로는 턱도 없다. 이제는 자원개발 ‘MB트라우마’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민간의 모험적 투자가 이뤄질 여건 조성은 그래서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