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방중을 앞두고 문학을 매개로 한중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자격 중국 방문 첫날인 오는 13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중국의 사회관계망 기반 시낭송 서비스매체인 ‘웨이니두스’에서 김현종 시인의 작품 ‘방문객’을 낭송한다고 11일 밝혔다. 시 낭송 후에는 간단한 인터뷰가 중국어로 해당 매체에 게재될 예정이다.
‘방문객’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라는 소절로 시작한다. 이를 김 여사가 낭송한다면 문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한중 갈등을 접고 미래지향적인 관계개선을 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김 여사는 이번 시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한국과 중국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오랜 인연으로 함께 이어진다”며 “양국이 서로 진심을 전하여 미래를 함께 하자는 생각으로 이 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웨이니두스는 문 대통령의 방중을 맞아 오는 13~17일을 ‘한국문화주간’으로 삼고 한국의 시를 소개한다. 이에 따라 김 여사에 이어 14일에는 기성 이창호 9단이 마종하 시인의 ‘딸을 위한 시’를, 15일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자신의 시 ‘담쟁이’를 낭송하기로 했다. 16일에는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추자현씨가 이해인 수녀의 ‘열두 달의 친구이고 싶다’를, 17일에는 고은 시인이 자신의 작품 ‘소년의 노래’를 소개할 계획이다. 아래는 김 여사가 낭독할 시의 전문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