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단어 넘어 읽는데만 10분…정보제공동의서 짧게 줄인다

'빅데이터 활성' 금융TF 회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금융분야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읽는 데만 10분 넘게 걸리는 온라인 정보제공·이용 동의서를 개선하는 등 빅데이터 활성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유관기관이나 금융권 등 민간 부문과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11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금융분야 TF’ 1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신용정보원·금융보안원·보험개발원 등 유관기관과 은행·보험사 등 금융권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 흐름”이라며 “빅데이터 활용에 있어 민간·공공 부문이 상호 보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빅데이터 산업은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게 최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형식적인 정보활용 동의 제도는 정보 주체인 금융소비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면서 정보활용만 저해하는 것은 아닌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의 정보활용 동의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온라인 정보제공·이용 동의서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읽고 서명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다. 평균 2,500개가 넘는 단어로 이뤄져 있어 읽는 데만 10분이 넘게 걸려서다.

이 밖에도 △금융권 정보보호 상시 평가제 도입 △빅데이터 분석·이용에 대한 법제화 △금융정보 데이터베이스(DB) 또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운영 등을 추진 과제로 검토한다. 우선 금융당국은 정보 활용도가 높으면서도 정보 보호 감독이 잘 이뤄지는 금융 분야를 빅데이터 테스트베드로 지정해 이 같은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관련 부처·단체와의 협의나 공청회를 통해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금융분야 추진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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