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중국 최고 명문대학중 하나인 칭화(淸華) 대학을 방문,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중 협력’을 주제로 연설한뒤 학생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대 대강당에서 ‘한 · 중 동반자 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마친 후 질문할 학생을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중국 유수의 대학에서 한중 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미래의 중국 지도자가 될 젊은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향후 한중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역대 대통령들은 중국 대학 중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에서 강연했다. 베이징대학은 이른바 ‘중국의 서울대’로 불리는 최고의 국립대학이며, 칭화대는 ‘중국의 MIT’로 불리는 이공계 최고 명문대다. 역대 대통령 중 김영삼·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빈 방문 기간 베이징대학에서 강연했으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칭화대에서 강연했다.
한중 양국이 수교를 맺은 지 불과 1년 반 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베이징대를 방문해 ‘한중 협력으로 상생의 새 시대를’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중국의 강은 대부분 동쪽으로 흐르고 한반도의 강은 대부분 서쪽으로 흐르며 이 물은 모두 황해에서 만난다”며 양국의 교류가 운명적이었음을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11월 국빈 방중 때 베이징대에서 ‘한중동반자 관계’를 주제로 연설했다. 베이징대 교수와 학생 1,000여 명이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의 강의에 귀를 기울였고 연설 도중 열다섯 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 주제는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중 협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칭화대를 방문해 “지난날 동북아는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되풀이해왔지만, 이제는 동북아 역사가 바뀌어야 한다”며 “협력과 통합,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2008년 5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중 간의 바람직한 관계와 함께 인생의 선배로서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솔직담백하게 들려주며 중국 대학생들과 교감을 가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방중 때 칭화대를 찾아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연설했다. 박 전 대통령은 중국 고전인 관자(菅子)와 중용, 제갈량의 고사 등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한중간 신뢰와 우의의 구축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3박 4일간 예정된 중국 국빈 방문에서 베이징대 연단에 선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문 대통령까지 4명의 대통령이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번갈아 찾는 셈이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