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 불미스러운 구설수에 오른 적이 거의 없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구본무 회장이 앞장서서 정도(正道) 경영과 인화(人和) 중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옳은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특히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LG그룹은 인류의 내일과 미래 세대의 삶을 고려한 비즈니스 철학을 담은 ‘옳은미래(*LG는 ‘옳은’과 ‘미래’라는 단어를 붙여 LG가 지향하는 미래상을 의미하는 브랜드 슬로건을 고유명사화했다. 이 기사에서는 LG의 취지를 반영해 옳은미래를 띄어쓰기 하지 않았다)’ 광고 캠페인,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했거나 공동체 가치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LG의인(義人)상’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옳은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향하는 ‘의(義)의 리더십’을 조명해본다.
우리가 생각하는 혁신은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삶을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우리 세대를 위한 혁신을 넘어
다음 세대의 더 나은 삶에도 기여하는 혁신.
인류의 내일까지 생각하며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혁신.
그곳에서 우리의 옳은 미래를 봅니다.
평소 신문과 방송 등 매스미디어를 유심히 살펴보는 사람들이라면 위의 글을 보고 어렵지 않게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바로 LG그룹이 지난 3월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옳은미래’ 광고 캠페인의 문안(文案·Copy)이다.
이 광고는 첨단 친환경 기술로 구현되는 전기자동차 부품, 태양전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水)처리 솔루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LG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미래 성장동력 사업이 구현하는 친환경적인 생활상을 그려내고 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LG그룹은 사회와 공존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LG만의 혁신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고민에서 옳은미래 광고 캠페인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홍보팀 관계자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LG그룹의 혁신 의지를 널리 알리는 한편 우리 스스로도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 캠페인을 마련하게 됐다”며 “LG의 기업 슬로건인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을 잘 표현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구로 ‘옳은미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옳은미래 광고 캠페인은 광고 문구를 정하는 데만 8개월이나 소요됐다. 그만큼 치열한 고민과 논의 끝에 탄생한 것이 옳은미래라는 문구다. ‘옳다’라는 형용사와 ‘미래’라는 명사는 둘 다 흔히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두 단어를 조합한 옳은미래라는 표현은 좀 낯설면서도 묘하게 신선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사람들의 뇌리에 쏙 박힐 만한 임팩트가 있다. 물론 광고 카피가 노리는 게 바로 그런 효과이기도 하다.
옳은미래라는 문구가 단지 시선을 끌기 위한 의도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LG 고유의 기술력과 혁신적 사업이 지금 세대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도 ‘더 나은 삶’을 선사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내포돼 있다. 실제 옳은미래 광고 시리즈는 LG그룹이 공들여 육성 중인 신사업과 신기술이 인류의 삶에 어떤 혁신적 가치를 제공해나갈 것인지를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울러 LG가 추구하는 옳은미래를 직관적이면서도 담백하게 표현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더욱 깊은 감성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업의 광고 캠페인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옳은미래 캠페인은 세간의 호평을 넘어 LG그룹 임직원들에게도 큰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LG 관계자가 말한다. “외부에서도 옳은미래 광고에 대해 ‘가장 LG다운 광고 캠페인’이라는 호평이 많지만, 내부 임직원들도 옳은미래를 의미 있는 키워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왜 회사에서 일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이죠. 자신의 업무가 옳은미래를 만들어가는 활동의 일환이고, 나아가 우리 자녀들이 함께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직원들에게는 자부심과 열정을 느낄 만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LG그룹이 펼치고 있는 ‘옳은미래’ 광고 캠페인의 인쇄 광고 론칭편.
‘옳은미래’ 캠페인, 회사 안팎서 큰 호응
사실 기업들이 자사의 이미지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멋진 수식어를 가져다 쓰는 것은 자유다. 그럼에도 ‘옳다’라는 형용사를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옳다’라는 말의 윤리적 무게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옳은미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LG그룹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어지간한 자신감과 당당함으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들은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꿈꾼다. 하지만 눈앞의 이익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과욕을 부리거나 편법, 탈법 등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돈을 벌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뒤탈이 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기적 이익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언제 실현될지 모를 장기적 이익만 믿고 기다리다가는 당장 경영상태가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불가피한 딜레마다. 이런 이유로 모름지기 현명한 기업 경영자라면 단기적 성과와 중장기적 성과에 관해 균형 잡힌 판단력과 확고한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옳다’고 믿는 길을 묵묵히 걸어온 구본무 회장의 뚝심과 끈기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LG그룹이 지향하는 옳은미래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신사업 중 상당 부분이 구 회장의 결단으로 추진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 회장이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1990년대 중·후반으로, 해당 시장이 성숙되기 전이다. 그럼에도 구 회장은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시장의 미래 성장성을 내다보고 LG그룹의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는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특히 2차전지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꽤 많은 고비를 넘겼다. 90년대 후반 연구개발 초기에는 일본의 선발 업체들에 비해 기술과 품질 면에서 역부족을 실감했고, 2000년대 중반에는 한 해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연히 LG그룹 내부에서는 2차전지 사업을 지속하는 데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은 그때마다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며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구본무 회장이 앞장서서 이끈 LG의 2차전지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세계 정상권에 올랐다. 구 회장의 판단과 결정이 옳았던 셈이다. 현재 LG화학은 중대형 2차 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은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특허 출원 건수에서도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결과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와 유럽의 아우디, 다임러,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하이자동차 등 세계 20여개 완성차 업체를 배터리 공급처로 확보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LG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은 일단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 과정이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말고 부단히 도전할 것을 강조해왔다”며 “특히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친환경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등 성장동력 사업 육성에 주력해 옳은미래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995년 취임 때부터 ‘정도경영’ 선포
“LG는 공정·정직·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정도경영’을 통하여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고, 고객은 물론 사원·협력업체·주주·사회에 대해서 엄정히 책임을 다하는 참다운 세계 기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1995년 2월 22일 구본무 회장 취임사 중에서)
사실 구본무 회장은 취임 때부터 옳은 길을 걷는 경영, 즉 ‘정도(正道)경영’을 초지일관의 경영철학으로 삼아왔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때마다 항상 정도경영을 강조하곤 한다. 정도경영은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자 LG그룹 전체 임직원들의 행동방식이기도 하다.
정도경영은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사실상 기업 활동의 모든 범위에 걸쳐 올바른 경영방식을 견지하겠다는 다짐이다. LG 측은 정도경영에 대해 ‘윤리경영을 기반으로 실력을 배양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LG만의 행동방식’으로 정의한다. 구본무 회장의 과거 발언들에서도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기본에 충실하고 올바른 길을 추구하는” 등과 같은 정도경영에 대한 의미 부여를 확인할 수 있다.
LG 관계자는 “진정한 의미의 정도경영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종래의 윤리경영 개념보다 좀 더 적극적이고 발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본무 회장은 정도경영을 LG그룹의 기업문화로 뿌리 내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03년 출범한 ‘LG정도경영TFT’를 꼽을 수 있다. 이 조직은 정도경영 정착을 목표로 ▲신입 사원부터 신임 임원에 이르기까지 전체 임직원 대상 정도경영 교육 실시 ▲사이버 신문고 운영 ▲정도경영 뉴스레터 발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LG정도경영TFT’는 주요 업무에 대한 집중 진단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계열사의 경영 진단 성공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아울러 정도경영 위반 행위를 적발·예방할 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부정·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조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도경영에 관한 내부 기강 확립의 파수꾼인 셈이다.
LG그룹은 나아가 정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08년부터는 주요 계열사에 준법 지원·감시 업무를 전담하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법규 준수 체제)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또 2009년에는 모든 임직원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LG윤리규범’을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LG윤리규범 핸드북’을 제작해 임직원에게 배포했다. LG는 이 핸드북을 2010년부터 영어, 중국어, 폴란드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 버전으로도 발행해 전 세계 LG 임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994년 ‘정직과 공정의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제정된 LG윤리규범은 LG그룹 임직원들이 직무 수행과 관련해 법률을 준수하는 한편 정당하고 공정하게 행동할 책임과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여기에는 사업 활동에서 관계법규를 준수하며 정당한 방법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 모든 거래에서 평등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통해 상호 신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장기적 관점에서 공동 발전을 추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람은 저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된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기업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올바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기업이 지향하는 핵심가치는 경영이념이나 미션, 비전 등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물론 최고경영자에서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든 구성원이 그 가치를 공유해야만 일관된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구본무 회장의 정도경영은 내부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힘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옳은 길을 가자는 데 누가 이견을 제기할 것인가.
지난 9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사이언스파크 마무리 건설 현장을 찾아 관계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정도경영은 경영자·직원·기업 모두가 잘되는 길
리더십 분야 전문가인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가 말한다. “기업이 정도경영을 실천하면 우선 원칙과 상식이 존중되는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상호 신뢰와 협력의 관계를 맺기 때문에 탁월한 성과도 낼 수 있죠. 나아가 기업 이미지가 좋아져 고객들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특히 정도경영을 하게 되면 구성원들이 회사가 제시하는 비전과 가치를 자발적으로 추종하게 됩니다. 이들은 투명한 조직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모범적인 직장인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경영자 역시 존경과 신뢰를 받는 경영자로 기억되겠죠.”
신 교수는 시대적으로도 기업들의 정도경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반(反)기업 정서가 고개를 들고 있고, 기업들의 투명하지 못한 자금 운영과 부도덕한 리더십 등에 대한 사회적 불신도 적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나쁜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순식간에 여론이 형성되기 때문에 정도경영을 벗어나면 기업의 운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21세기 들어 기업을 바라보는 세상의 잣대가 엄격해지면서 경영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슈를 꼽을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는 개념이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각종 사회적 요구에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슈화한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윤리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를 실천하는 데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효과적으로 실천하면 시장에서 경쟁 우위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LG그룹은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LG 측은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고객, 사회, 환경)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기업 존재의 목적으로 삼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LG그룹은 이 같은 고유의 경영이념을 기반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계 전체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사회적 책임 활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하곤 한다. LG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각별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그룹은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해 ‘기업 경영 과정에서 인권침해, 환경오염 등 사회·환경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사회·환경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가능성을 제고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기업 윤리 기준 강화 ▲LG다운 사회공헌 ▲사회·환경 관련 비즈니스 창출의 3대 전략 과제를 수행해나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석·박사급 인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의로움’의 가치 되살리는 LG의인상
LG복지재단이 지난 2015년 제정한 ‘LG의인(義人)상’은 ‘LG다운 사회공헌’의 사례로 종종 회자되곤 한다. LG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제정됐다. 구 회장은 LG복지재단의 대표이사를 직접 맡고 있기도 하다.
LG복지재단은 그간 50여명의 의인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자신의 생업이 달려 있는 그물을 끊어내며 조난 선원을 구조한 선장, 자신을 가족처럼 보살펴준 이웃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불길로 뛰어든 외국인 근로자,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람을 돕다가 크게 다친 시민, 문화재급 건물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가 순직한 소방관 등 LG의인상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이지만 자신의 안위를 떠나 용기 있게 행동한 ‘숨은 영웅’들이다.
LG의인상은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주변을 둘러볼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각박한 풍토에서 숨은 의인들의 희생정신에 보답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의(義)로움’의 가치를 환기시키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많은 국민들이 LG의인상 수상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며 감동하고 있다.
LG복지재단 측은 “몸을 아끼지 않고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더욱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또한 LG복지재단의 노력이 의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조그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LG의인상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기업가정신의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게다가 저출산·고령화, 잠재성장률 하락 등으로 한국 경제의 활력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한 나라의 국력은 국민 전체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구체적인 성과로 달성하는 선봉장은 기업들이다.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건강하고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의(義)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옳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모습은 여느 기업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이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도경영’ 어록
“앞서가려면 더욱 바르게 가야 합니다”
“LG는 공정·정직·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정도경영’을 통하여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고, 고객은 물론 사원, 협력업체, 주주, 사회에 대해서 엄정히 책임을 다하는 참다운 세계기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1995년 2월 회장 취임사 중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올바른 길을 추구하는 정도경영의 문화, 이러한 문화의 전통이야말로 지금의 LG로 우뚝 서게 한 원동력인 것입니다.”
- 1997년 4월 창립 50주년 기념사 중에서
“초일류 기업으로의 변신은 ‘정도경영’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도경영은 시대를 초월하여 지켜나갈 우리의 경영규범입니다. 조직원들이 그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업, 투명한 경영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기업, 소비자에게 만족과 감동을 주고 국가와 사회에 유익한 기업, 이것이 우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LG의 모습입니다.”
-2000년 1월 신년사 중에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봉책이나 편법을 동원하는 등 모럴 해저드에 빠져서도 안될 것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꾸준히 견지해온 ‘정도경영’을 더욱 충실히 실천하여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겠습니다.”
-2001년 12월 임원 세미나 중에서
“일등 LG는 반드시 ‘정도경영’의 기반 위에서 뿌리내려야 합니다. 건전하고 깨끗한 기업만이 오래도록 존경받는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명심하고 철저하게 ‘정도’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11월 임원 세미나 중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일등’은 결코 단기 성과에 만족하는 근시안적인 일등이 아닙니다. 50년, 100년 동안 지속하는 일등이 되어야 하며, 이는 ‘정도경영’을 통해서만 완성되는 것입니다.”
-2002년 11월 임원 세미나 중에서
“세상이 투명한 경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강조해온 ‘정도경영’과도 일맥상통할 것입니다.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면 주저 없이 버리고 기본과 원칙에 더욱 충실한 경영을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2004년 5월 임원 세미나 중에서
“이제부터 협력회사와의 갑을 관계는 없습니다. 협력회사에 단순히 도움을 주겠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협력회사의 성장이 곧 우리의 성장임을 인식하고 실행해주기 바랍니다.”
-2011년 1월 신임 임원과의 대화 중에서
“앞서가려면 더욱 바르게 가야 함을 명심하고 우리의 행동방식인 ‘정도경영’은 보다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2012년 3월 임원 세미나 중에서
“LG는 우리가 속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늘 유념해야 합니다. 정도경영에 기반한 투명한 경영,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윤리경영에 더욱 매진해야 합니다. 특히 협력회사는 성장의 동반자임을 잊지 말고, 함께 시장을 선도할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합니다.”
-2013년 1월 신년사 중에서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됩시다.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경영시스템을 혁신하더라도,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경영의 투명성을 한층 더 높여 투자자와 사회의 믿음에 부응하고 배려가 필요한 곳에는 먼저 다가설 수 있도록 합시다.”
- 2017년 1월 신년사 중에서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