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가상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연
2033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의 케네디 우주센터. ‘딥 스페이스 트랜스포트(DST)’가 굉음을 내며 힘차게 화성을 향해 날아오른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에 사람의 발자국을 남기기 위한 위대한 도전의 순간이다.
지난 1969년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의 와중에 닐 암스트롱 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후 64년 만에 미국이 화성 우주인을 탄생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유인 화성 탐사를 목표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승인한다”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인 탐사선은 이미 목성·토성에까지 다다랐으나 유인 착륙선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미국은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해 오는 2020년대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DSG)’를 구축해 화성 탐사를 위한 베이스캠프를 만들 계획이다. 2019년에는 1972년 아폴로 17호 우주선에 이어 다시 유인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이는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그동안 화성에 인류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2022년이면 유인 화성 우주선을 착륙시킬 것이라고 얘기해온 것과 차이가 있으나 미국이 달 탐사에 다시 본격적인 관심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달에서는 2009년 물이 발견된 뒤 용암동굴과 희토류 등도 잇따라 나왔다. 미국 문익스프레스 측은 “달에서 헬륨3·우라늄·백금 등 희귀자원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겠다”며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헬륨3를 핵융합발전에 이용하면 불과 25톤으로 핵폐기물 걱정 없이 미국의 연간 소비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달은 자원의 보고다. 일본 시미즈건설도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우주에 호텔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중국·인도·러시아 등이 유인 달 착륙선 발사를 경쟁적으로 추구하고 있는데 2030년대 중반에는 달에 유인기지 건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달에서 광물을 채취하더라도 안전하게 가져올 수송선이 상용화돼야 하므로 실질적 자원채취는 2055~2060년 정도에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달탐사 가상도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는 우주 선진국에 한참 뒤처져 외국 로켓을 이용한 달 궤도선을 2020년에 발사하고 국산 로켓을 이용한 달 궤도선과 달 탐사선은 2030년 내에 쏘아 올릴 방침이다.달 유인기지 건설과 자원 채취를 위해서는 현지의 극한환경뿐 아니라 전력·통신 문제 등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달은 대기가 없어 일교차가 300도를 넘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운석 등이 쏟아진다. 탐사선에 전지와 충전용 태양광패널, 방열재 등을 탑재하고 38만㎞나 떨어진 지구와 신호를 주고받을 고성능 안테나도 갖춰야 한다. 우주건축도 인공 월면토에 보강재료를 넣어야 하는 등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앞으로 달에서 유인기지와 자원 채취가 가능해지면 머스크가 공언한 대로 화성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머스크는 그동안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지원을 받으며 화성 여행과 자원 채굴은 물론 장기적으로 화성정착촌 건설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우주기술을 통해 지구에서도 승객을 한 시간 내 정반대편까지 보내는 사업에 대한 계획도 밝히고 있다.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을 날려 보내는 로켓 중 가장 비중이 큰 1단로켓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데도 성공했다. 16년 뒤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해 인류가 만들어낼 수많은 우주기술은 우주정복 못지않게 우리 일상에도 수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임이 자명하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