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동아시안컵 한일전] 신태용호, 일낼 시간 됐다

16일 동아시안컵 최종전
'도쿄 대첩' 노리는 신태용號
'이기는 실험' 기치 건 韓
일본 꺾어야 대회 2연패
최근 한일전 전적 3무2패
7년만의 A매치 승리 기대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12일 북한전을 마친 뒤 일본-중국전을 현장에서 관전하며 일본전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북한을 거쳐 마주한 숙명의 한일전. 신태용호가 내건 기치는 ‘이기는 실험’이다.

한국 축구가 역대 78번째 한일전(A매치 기준)에 나선다.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7시15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의 일본(한국은 59위)과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유럽파가 빠진 4개국 친선전 성격의 대회이기는 해도 우승은 항상 기분 좋은 법. 1승1무의 한국은 2승의 일본을 눌러야만 대회 2연패를 달성한다. 사실상의 결승전이 일본의 안방에서 열리는 한일전이라는 점은 선수단은 물론 축구 팬들의 승리욕을 잔뜩 자극하고 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1차전 중국(2대2 무), 2차전 북한전(1대0 승)을 대하는 자세는 ‘실험’이었다. 지난 9일 중국전 선발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원톱 김신욱(전북)에 2선은 염기훈(수원), 이명주(서울), 이재성(전북)으로 채워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세종(서울)과 정우영(충칭), 포백 수비는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권경원(톈진), 장현수(FC도쿄), 최철순(전북)이 맡았다.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그러나 2진급의 중국에 2골이나 내주자 신 감독은 북한전에 3-4-3 전술을 들고 나갔다. 김민우(수원), 진성욱(제주), 이재성이 공격 선봉에 서고 권경원-장현수-정승현(사간 도스)이 스리백을 이뤘다. 상대 자책골로 겨우 이겼지만 어쨌든 무실점으로 막았으니 목표 중 하나는 달성한 셈이 됐다. 신태용호는 지난달 국내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이근호(강원)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 전술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손흥민은 차출할 수 없었고 이근호는 무릎 통증 탓에 무리해서 내보내기 어려웠다.

2경기를 통해 충분한 실험을 거친 신태용호에 한일전은 ‘이기는 실험’의 무대가 돼야 한다. 대회 초반의 부진을 딛고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과정은 월드컵을 앞둔 선수들에게 그 자체로 영양가 높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신 감독도 3경기 중 일본전 승리에 가장 무게를 두고 대회를 준비해왔다. 김신욱과 진성욱 중 누가 한일전 선발 공격수로 나오느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신욱은 1차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2차전에서는 교체로 투입돼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북한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진성욱은 골대를 맞히고 북한의 자책골에 관여하는 등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근호가 전격 선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주축선수의 부상 등으로 우리보다 더 사정이 안 좋아 보이는 일본은 그러나 경기 막판 집중력을 앞세워 2연승을 달렸다. 북한전(1대0 승)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데구치 요스케가 결승골을 터뜨렸고 중국전(2대1 승)에서는 후반 39분 고바야시 유, 43분 쇼지 겐의 연속골이 나왔다.

한국 축구가 A매치에서 일본을 누른 것은 2010년 5월24일 평가전 2대0 승리가 마지막이다. 당시 경기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에서 열렸는데 박지성과 박주영이 1골씩을 넣어 일본 관중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로는 3무2패로 무승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을 6개월 앞둔 대표팀이 ‘도쿄 대첩(큰 승리)’을 벼르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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