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타격…美민주, 앨라배마 보궐선거 승리

존스 후보, 성추행 논란 공화 무어에 뒤집기 성공

미국 민주당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앨라배마주 연방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로이 무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던 무어 후보를 끝까지 감싸며 지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대 타격을 입게 됐다.

더그 존스 미국 앨라배마주 연방상원의원 보궐 선거 후보
이날 저녁 10시 44분 개표가 93% 진행된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는 61만2,100여표(49.7%)를 얻으며 60여만표(48.7%)를 얻는 데 그친 무어 후보를 누르고 상원의원에 당선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보선은 공화당의 제프 세션스 전 상원의원이 법무장관에 임명되며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실시 됐다. 앨라배마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무어 후보가 10대 소녀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이변이 점쳐지기는 했다. 다만 선거 후반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무어 후보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존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다시 낮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 끝에 존스 후보가 결국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민주당은 의석을 49명으로 늘리며 상원에서 공화당(51명)의 과반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성과를 끌어냈다. 공화당에선 주요 법안 표결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해 일부 의원들이 당론과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경우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했다. 미 언론은 앨라배마의 승리로 내년 11월 상원 의석의 3분의 1을 교체하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데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후보를 대놓고 지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보궐선거 패배로 도덕성 논란이 확산 되며 정치적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공화당 지지세가 매우 강한 앨라배마에서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려 그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백인 중산층 마저 이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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