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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해외 30개국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액을 해당 국가에서 직접 신고하는 체제로 전환한다. 페이스북의 올 3·4분기 해외 매출액은 58억5,000만달러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57%)을 차지한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부터 국가별로 법인을 두고 광고 매출액을 아일랜드의 국제사업본부로 이전하는 대신 해당국 세무당국에 신고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 30여개국에 광고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영국과 호주 등 이미 직접신고 체제를 갖춘 곳을 제외하고 독일과 일본 등 27개국 안팎의 현지법인이 이번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2019년 상반기에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세계 각국의 정부와 정책 당국자들에게 더 많은 투명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법인을 통하지 않고 해외 군소 광고주들이 사들이는 페이스북의 직영광고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럽각국 “조세회피” 비난에 굴복
다국적 기업 탈세 감시망도 높아져
페이스북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매출 몰아주기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유럽을 비롯한 각국 정부들이 다국적기업들에 세무구조를 단순화해 실제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다국적기업들은 법인소득세를 절감하기 위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을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이전하는 편법을 써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영국에 낸 세금이 불과 4,327파운드(약 630만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자 지난해 영국 매출의 아일랜드 이전을 포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이 지난해 영국 당국에 신고한 매출액은 4배가량 늘어난 8억4,200만파운드에 달했으며 그에 따른 납세액은 22% 늘어난 510만파운드였다.
영국의 한 변호사는 FT에 “다수 국가에서 직접신고 체제를 취함에 따라 페이스북이 독일과 프랑스 등 해당국에 낼 법인소득세는 25%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