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보고서에서 “DSR 상승폭이 1% 미만인 경우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추정돼 차주의 추가 이자부담은 대체로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승폭이 1% 미만인 차주 비중은 60.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5%포인트인 차주의 비중은 33.4%, 5%포인트 이상인 차주는 5.7%였다. 이번 분석은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의 100만명 규모 미시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이나 나이 50세 이상, 자영업자의 경우 DSR이 5%포인트 이상 급증하는 비중이 더 컸다. 고위험대출(저축은행 금리 20% 이상 신용대출·상호금융 2억원 이상 일시상환대출 등) 보유자나 취약차주도 마찬가지였다.
신운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기존에 부채가 많았거나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취약한 가구는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적인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이런 부분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은 감내할 만한 것으로 시스템적 리스크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상장·비상장기업 2,127개 분기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기업 평균 차입금리가 3.51%(올 상반기 기준)에서 4.51%로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연간 이자부담액이 14.2% 증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9.0에서 7.9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2~2016년 평균 4.8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가계와 기업 모두 금리 1%포인트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부담의 증가 정도는 대체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향후 경기회복에 따라 가계소득과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어느 정도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시스템리스크 평가모형(SAMP)’을 활용해 국내 은행의 복원력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예상보다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는 동시에 국내 주택가격이 10% 하락하는 대내외 충격이 겹칠 경우 2019년말 국내 은행 BIS 비율은 13.3%까지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9월말 기준 15.4%보다 2.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때 일부 은행은 BIS 비율이 규제 기준을 밑돌게 된다. 그럼에도 한은은 국내 은행의 전반적인 복원력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한은이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이 모두 금리 상승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미국 연준이 올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내년에도 3회 인상 예상을 밝히면서 금리 상승세는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은도 이에 발맞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여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