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이 1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전에서 헤딩으로 쐐기골을 터뜨린 뒤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손흥민의 헤딩 득점은 지난 2015년 EPL 진출 이후 처음이다. /런던=EPA연합뉴스
역대 세 번째 이달의 선수상을 향해 질주 중인 ‘손샤인’ 손흥민(25·토트넘)이 15연승의 최강 맨체스터 시티와 맞닥뜨린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은 오는 17일 오전2시30분(이하 한국시각) 맨시티와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맨시티는 16승1무(승점 49)의 무패 행진으로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1점 차라 시즌 중반인 지금부터 벌써 우승을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에도 기성용이 풀타임을 뛴 홈팀 스완지시티를 4대0으로 대파했다. 지난 11일 맨유를 잡고 EPL 단일 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을 쓴 맨시티는 기록을 15연승으로 연장했다.
그런 맨시티도 토트넘은 껄끄러운 상대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맨시티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홈에서 2대0으로 이겼고 올 1월 원정에서 2대2로 비겼다. 2대0으로 이길 때 손흥민은 선발로 나서 1도움을 올렸고 2대2로 비긴 경기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후반 32분에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물론 EPL 2년 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이 잘 밴 지금의 맨시티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강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손흥민도 업그레이드됐다. 손흥민은 14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호브앨비언과의 17라운드 홈경기에서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 시즌 기록을 8골 3도움(EPL 5골 1도움)으로 늘렸다. 4경기 연속골은 지난 시즌 한 번 달성한 데 이어 EPL 진출 후 두 번째. 1대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42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측면 프리킥을 가까운 쪽 골 포스트로 잘라 들어가며 헤딩골로 연결했다. 헤딩 득점은 2015년 8월 EPL 진출 후 처음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왼발로 4골, 오른발로 3골, 머리로 1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인 총 21골(EPL 14골)을 넣었는데 이 기세라면 지난 시즌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지난 시즌 8호 골은 올 시즌보다 한 달 가까이 늦은 올 1월9일에 나왔다. 손흥민은 또 이달 치른 4경기에서 매번 골을 넣고 있다. EPL만 따지면 3경기 3골 1도움. 자연스럽게 EPL 이달의 선수상에 시선이 쏠린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4골 1도움으로 아시아 최초의 EP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고 올 4월에도 5골 1도움으로 이 상을 또 받았다. 맨시티 원정에서 다시 한 번 골망을 가르면 수상 가능성은 부쩍 커진다.
한편 국내 축구 팬들은 이날 상대한 브라이턴의 유니폼이 노란색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손흥민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상대에 유독 강하다. 지난달 콜롬비아와의 대표팀 평가전을 시작으로 도르트문트·왓퍼드·아포엘·브라이턴까지 노란색 유니폼만 만나면 어김없이 골을 뽑고 있다. 이 때문에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홈경기와 내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전에 대한 기대가 벌써 차오르고 있다. 올 시즌 유벤투스의 원정 유니폼은 노란색, 스웨덴도 전통적으로 노란색 유니폼을 입는다. 토트넘은 2대0으로 이겨 7위에서 4위로 점프했고 손흥민은 BBC·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매체의 경기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BBC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톱4로 이끌었다”고 했고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델리 알리를 벤치에 앉히고 자신을 기용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고 평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