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 요구하는 민주노총./연합뉴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실제 임금격차가 23만원에 불과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해 기준 임금 격차는 166만원 가운데 대부분은 경력기간 차이와 사업체 규모, 근로시간의 차이 때문이고 비정규직에 비해 정규직이 받은 차별적 임금은 월 23만원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추이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연은 2015년 가격으로 환산한 상여금 포함 실질 월임금총액(정액급여+초과급여+특별급여)에 대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부, 정규근로시간, 초과근로시간, 성별, 교육수준, 경력연수, 사업체규모, 근무형태, 노조가입 여부, 직업코드, 산업코드 등을 기반으로 차별적 임금격차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2016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월 임금격차는 166만원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86%에 해당하는 143만8,000원은 근로자의 특성 때문에 발생했다. 우선 근로 기간을 의미하는 경력연수가 18.6%(31만원)를 차지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보다 평균 근로시간이 길어서 임금이 높아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경력연수 차이는 보통 업무 능력의 차이를 불러와 생산성과 차이로 연결된다. 사업체 규모(14.9%)와 정규근로시간(14%)도 임금격차를 벌리는 주요 요인이다. 사업체가 크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이 증가해 정규직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 시간이 비정규직보다 많기 때문에 임금도 더 받게 되는 구조다. 또 교육수준(11.3%)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 차이를 갈랐다. 정규직의 경우 비정규직보다 고위직급에 오르는 일이 많아 평균적으로 임금 격차를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사업체 규모가 임금격차를 설명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운수업과 금융및보험업은 경력연수, 건설업과 숙박및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은 정규근로시간이 주요 임금차이 요인이었다.
한경연은 경력연수와 사업체 규모 등 설명이 가능한 부분을 제외하면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차별적’으로 받는 월 23만3,000원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2009년(28만원), 2010년(24만7,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해소하려면 총임금격차가 아니라 차별적 임금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를 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정규직의 고용보호를 완화해 새 정규직 일자리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에게는 직업훈련 기회를 확대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